패트 모라 글, 도미 그림·서애경 옮김 파랑새어린이 발행·9,000원·초등 저학년밤 하늘에서 콧노래를 부르던 달님이 갑자기 하늘이 흔들리는 바람에 별들 사이로 데굴데굴 굴러서 차가운 바다 속에 빠져버렸다. 조각조각 부서지고 은빛마저 잃어버려 슬픈 달님을 달래준 것은 물고기들. 물거품으로 재미있고 멋진 모양을 만들어 보여주고, 바다 속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도 알려주고. 바다 속 친구들이 부서진 달님 조각을 찾아서 모아오자, 달님은 모래바닥에서 데굴데굴 구르면서 조각난 제 몸을 맞추었지. 물고기들은 은빛 비늘을 몇 개씩 떨어내 달님 몸에 붙여줬고. 옛 모습을 되찾은 달님은 작은 물고기들과 함께 하늘로 헤엄쳐 올라갔어. 그리하여 밤 하늘엔 다시 달님이 반짝이게 되었지.
그림책 '달이 사라진 밤 하늘'의 줄거리다. 아름답고 환상적인 이 이야기는 멕시코를 중심으로 뛰어난 고대 문명을 건설했던 마야족의 신화다. 시처럼 아름다운 글과 고운 빛깔의 예쁜 그림이 어우러져 몇 번이고 다시 보고 싶어지는 책이 됐다.
사라져버린 달님을 찾아 색동 꼬리를 빛내며 밤 하늘을 날아가는 새들, 바다 속에서 훌쩍훌쩍 우는 달님 곁에서 빙글빙글 돌며 위로해주는 알록달록 물고기들, 물고기들이 달님의 어긋난 조각을 맞추어주고 은빛 지느러미로 매끄럽게 다듬어줄 때 간지럽다고 깔깔 웃는 달님…. 은빛 달에 물든 밤 하늘처럼 꿈 속 같은 정경이 이 책 속에 펼쳐져 있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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