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화제와 논란을 부르는 '노무현 화법'은 실수나 성격 탓이라기보다 권위주의 정치문화를 청산하기 위해 의도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윤재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는 연구원 개원 25주년 학술대회 발표를 하루 앞둔 25일 미리 배포한 논문에서 "노무현 화법은 노 대통령이 권위주의 정치문화 청산을 염두에 두고, 국정수행 과정에서 자신의 의사와 목표를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동원하는 의사전달 수단"이라고 주장했다.정 교수는 노무현 화법의 특징을 마음과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직설 직접 토론 유머 활용 등으로 분류했다. 직설은 보수 정권 아래 굳어진 말 결핍, 말 최소화, 침묵의 문화를 약화하려는 의도이며, 직접 토론은 파워 엘리트 중심의 부정적인 정치문화를 혁파하려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정치 기반이 미약한 상황에서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활용해 개혁 헤게모니를 장악하려는 전술 판단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노 대통령이 사회정치적 성장 과정에서 체득한 한국정치에 대한 문제의식, 막내로 성장한 과정에서 기인한 '두고 보자'는 식의 심리적 특성 등으로 화를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직자로서 화를 다스리는 것은 아주 중요한 수기(修己)이며, 그러한 수기는 치인(治人) 차원에서 반드시 실천해야 할 덕목"이라고 덧붙였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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