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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20인이 말하는 상반기 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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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20인이 말하는 상반기 한국영화

입력
2003.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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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들이 좋아하는 영화는 어떤 영화일까. 그들이 가장 아쉽게 본 영화는 무엇일까. 한국일보는 올 상반기 한국 영화의 수확을 점검하기 위해 활동 중인 평론가 20인을 대상으로 '상반기 최고·최악의 작품과 배우'에 관한 설문 조사를 했다. 평론가들의 평가가 대중의 시각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 상반기 영화계의 수확을 점검하는 데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최고 영화와 최고 배우는 '살인의 추억'(감독 봉준호)과 그 주연 송강호가 꼽혔다. 누구나 예상 할 수 있는 결과였지만 설문·집계 과정에서 여러 가지 흥미로운 지적이 잇따랐다.

형사 영화 우뚝, 코미디는 풍요 속 빈곤

5월 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은 50.3%, 5월까지 누적 점유율은 44.6%를 기록했고 6월에도 '장화, 홍련'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어 6월 역시 시장 점유율 50%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480만명 관객 기록을 '살인의 추억'이 갱신하는 흐뭇한 장면도 나왔다.

올 상반기 한국 영화는 '살인의 추억'과 '와일드 카드' 같은 형사 영화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진 시기로 평가할 만하다. 평론가 변인식씨는 "무작정의 폭력 코드가 형사 영화라는 합리적 드라마 틀 속에서 구현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수확을 제외하고 올 상반기 우리 영화계의 수확은 매우 초라하다. 비슷한 코미디 영화가 잇달아 기획됐으나 대중과 폭 넓게 호응할 만한 영화는 없다는 게 평론가들의 중평이다. 시니컬하기로 소문난 평론가 정성일씨는 '최악의 영화와 배우'를 꼽아 달라는 주문에 "대부분의 한국 영화, 대부분의 배우"라고 답했다.

상반기 최고 배우는 송강호 문성근 배종옥

올 상반기 가장 잘 만든 영화는 무엇일까, 뛰어난 배우는 누구일까 하는 질문은 새삼스럽다. 대종상이 이미 증명했듯 '살인의 추억'과 배우 송강호는 평론가 20인이 뽑은 가장 잘 만든 영화, 가장 뛰어난 배우로 선정됐다. '살인의 추억'(10표)과 송강호(13표)에 대한 지지는 압도적인 것이어서 오히려 2, 3위 영화에 관심이 간다. '질투는 나의 힘'(감독 박찬옥)이 1위 6표, '지구를 지켜라'(감독 장준환)가 1위 4표를 얻었다. 평론가 20명의 1위 표는 세 영화가 독차지했다.

배우 중에는 송강호가 우뚝한 지지를 얻은 가운데 문성근 배종옥이 2, 3위에 올랐고, 신하균은 간발의 차로 4위를 차지했다. 김상경 차승원 염정아도 높은 점수를 받았고, '와일드 카드'의 양동근은 3위 4표, '지구를 지켜라'의 백윤식은 2위 1표, 3위 1표를 얻었다. 평론가들만의 감식안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송강호에 대해서는 '역할과 배우가 하나되는연기자. 영화에 눌리지도 않고, 거꾸로 영화를 짓누르지도 않는 조화를 이루는 카리스마'(전찬일), '디테일에 강하기 때문에 굉장히 '센' 역할을 계속 하는데도 엄청난 입체감을 주는 배우'(김영진)라는 극찬이 이어졌다.

상반기 아쉬운 영화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배우는 고소영

최악의 영화는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영화이든 존재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가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아쉬운 영화와 배우를 선정했다. 아쉬운 영화로는 역시 창녀의 국회의원 도전이란 거창한 주제 하에 여성성을 악용한 듯한 영화 '대한민국 헌법 제 1조'가 4표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2위는 '이중간첩'과 '장화, 홍련'이 각각 3표를 얻었다. '장화, 홍련'은 최고 영화 부문에서도 적잖은 표를 얻어 평론가들 사이에서 가장 논쟁적인 영화가 됐다.

고소영은 충격이 클 듯하다. 고소영은 9표를 얻어 가장 아쉬움을 많이 남긴 여자 배우가 됐고, 장나라 (2표) 장진영 김정은 (각 1표)이 그 뒤를 이었다. 남자 배우는 유오성과 한석규 조인성이 각각 3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김민종 김승우가 각각 2표씩을 얻어 뒤를 이었다. 상반기 화제작 가운데 여성 출연자가 적어 고소영이 몰표를 받은 것으로도 분석됐다. 반면 남자 배우들은 '고르게' 비난을 받아 한 사람이 큰 충격을 받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차태현 박상민 유준상 안재욱도 아쉬운 연기에 머문 것으로 평가됐다. 고소영 유오성 한석규가 많은 표를 얻은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급 연기자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확인시킨 경우로 대부분 "아까운 배우인 만큼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이종도기자 ecri@hk.co.kr

설문 참여 평론가

김봉석 김성욱 김소희 김시무 김영진 김의찬 김정룡 김종원 변인식 변재란심영섭 양윤모 오동진 이명인 이효인 전찬일 정성일 조희문 하재봉 홍성남

설문

영상물 등급위원회에서 극장 개봉을 위해 등급을 받은 영화는 6월 중순까지 60 여 편. 이중 공식 시사회를 갖고 극장에서 상영된 영화 중 '언급할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로 대상을 추려 최고의 영화와 배우(1, 2, 3위),최악의 영화 (1편), 최악의 배우(남녀 각 1인)를 조사했다.

주요 영화

이중간첩 클래식 블루 국화꽃향기 쇼쇼쇼 동갑내기과외하기 선생김봉두 대한민국헌법제1조 지구를지켜라 동승 나비 살인의추억 오해피데이 보리울의여름 질투는나의힘 하늘정원 아리랑 오세암 별 화성으로간사나이 와일드카드 런투유 튜브 역전에산다 장화,홍련 맛있는섹스그리고사랑 첫사랑사수궐기대회 기타

주요 배우

한석규 고소영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 신은경 박해일 권상우 김하늘 차승원예지원 신하균 김민종 김정은 송강호 김상경 장나라 차인표 배종옥 문성근안재욱 김희선 유오성 정진영 장진영 양동근 김석훈 배두나 염정아 문근영임수정 김승우 하지원 차태현 유동근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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