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차 교육 과정으로 개정된 초등 교과서 중 5학년 1학기 읽기 책에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들어 있다.나는 이 글이 왜 5학년 교과서에 채택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전체가 아닌 일부만을 보여줌으로써 교육상 심각한 해악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유명 작가가 소설에서 5학년 아이들의 교실 풍경을 그렸다는 이유로 선정했다면 너무나 무책임하다.
교과서 수록부분은 선생님 책임 하에 있는 교실이 엄석대라는 학생 수중에 장악되는 과정이다. 글이 들어있는 '경험 속으로'라는 단원에서는 이야기를 읽고 인물의 성격과 사건의 전개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를 알아보자고 하고 있다. 하지만 게재된 글에는 엄석대의 힘과 그에 굴복하는 아이들 뿐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5학년 아이들이 선생님을 우습게 아는 엄석대의 행동을 영웅시할 수도 있다.
소설의 전체가 아닌 부분을 교재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 굳이 그래야 한다면 적절한 후속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문학적으로는 뛰어날 지 모르나 초등학생을 위한 공교육 교과서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루 빨리 시정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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