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경제사범'으로 통하는 휴먼이노텍 전 대표 이성용(40)씨가 병 보석으로 감옥에서 풀려난 사이에 다시 주가조작을 일삼다 금융당국에 적발됐다.증권선물위원회(위원장 이동걸)는 25일 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인 K사와 G사의 주식을 시세조종해 476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이씨 등 11명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기업형 주가조작'의 1세대이자 대부로 불리는 이씨가 K사와 G사의 주가를 조작한 시기는 2001년 5월부터 지난해 1월말까지 약 9개월 간. 당시 이씨는 여러 건의 주가조작과 횡령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가 복역 중 병 보석으로 풀려나 형 집행이 정지돼 있던 상태였다.
이씨는 인수할 회사의 주식을 담보로 사채업자로부터 210억원을 빌려 K사와 G사를 각각 170억원, 40억원에 인수한 뒤 수백개의 계좌를 동원해 주가조작에 나섰다. 그는 수십차례의 시세조종으로 주가가 충분히 상승하자 담보로 맡겼던 회사주식을 팔아 사채자금을 정산했으며, 경영권을 확보한 뒤에는 K사가 배서한 G사의 어음을 수백억원어치 발행, 사채업자를 통해 유통시키기도 했다.
이씨는 특히 외자유치를 한다며 허위공시를 낸 뒤 G사의 우선주를 대량으로 발행, 증자과정에서 납입대금 244억원을 최대주주에 대한 대여금으로 처리해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체 자금도 없이 회사를 인수한 뒤 주가를 조작해 차익을 챙기는 고전적인 수법을 썼다"며 "복역 중에 주가조작에 나선 것 자체가 놀랍다"고 말했다.
이씨는 1998년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의 은행 대출금과 회사 공금 등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7년 형을 선고받았으나, 2000년 4월과 지난해 12월 두 차례 건강상 이유로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가 재수감된 상태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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