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이 처음으로 일본의 최고 명문 도쿄(東京)대 경제학부 강단에 선다.연세대 경제학과(91학번)에서 학부와 석사과정을 마친 뒤 지난 달 미국 코넬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최윤정(30)씨가 주인공. 최씨는 코넬대 박사과정에 있던 지난 해 도쿄대에 지원해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회에 참석 중 조교수 임용통보를 받았다.
매년 개최되는 미국경제학회는 일종의 '국제 교수채용시장'으로 최씨는 도쿄대를 비롯, 20여개 미국 대학과 채용 인터뷰를 했고 그 중 도쿄대를 선택했다.
코넬대에서 '유통업자의 가격행태와 전략이 소비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경제학박사학위를 받은 최씨의 전공은 산업조직. 경제학 분야 중 실생활에 가장 가까운 분야라 평생의 업(業)으로 삼았다는 것이 최씨의 설명이다.
이화여대 심리학과 방희정 교수의 딸인 최씨는 미국 코넬대에서도 5년간 학비 포함 3만6,000달러의 장학금을 받고 공부한 재원이다. 최씨는 10월부터 도쿄대 경제학과 대학원생들을 상대로 영어로 강의를 하며 강의 과목은 부전공인 '계량경제학' 분야가 될 전망이다.
도쿄대에는 현재 인문·사회 분야에서 재일동포 교수가 1명 재직 중인 것을 비롯해 한국어(조선어), 한국문화(조선문화) 등의 분야에서 한국인 교수 몇 명이 근무하고 있다. 도쿄대 경제학과에는 미국인 교수 1명을 제외하고는 유일한 외국인이라 최씨의 채용은 더욱 의미가 있다.
2000년 겨울 결혼한 최씨는 29일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는 남편을 두고 홀로 일본으로 떠나 강의를 준비하게 된다.
최씨는 "충실한 강의는 물론이고 도쿄대 경제학과의 훌륭한 석학들과 열심히 연구해 좋은 논문을 남기고 싶다"며 "도쿄대 강단에 선 몇되지 않는 한국인으로서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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