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앵커를 지낸 조정민(曺正敏·52) iMBC 대표이사가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떠나겠다며 사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우리 삶을 본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공동체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었다. 이 소망을 실현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신학을 공부하기로 결심했다."조 사장은 25일 인터뷰에서 "23일 회사에 사의를 표했다. 27일 주총에서 후임자가 결정정될 것"이라며 이같이 이유를 밝혔다. 2001년 5월 취임했으니 3년 임기를 1년 여 남긴 시점이다.
그는 8월 부인, 두 아들과 함께 미국으로 가 가을 학기부터 보스턴 고든콘웰 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과정(3년)을 이수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경남고,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1978년 MBC 기자로 입사해 워싱턴 특파원, 사회부장, 뉴스편집1부장, 보도제작부장, 보도국 부국장 등을 거치며 화려한 방송 경력을 쌓았다. 특히 96년부터 MBC의 간판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 앵커로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널리 알렸다.
"97년부터 아내가 다니던 동부이촌동 온누리교회에 나간 게 신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였다"는 그는 "교회를 다니면서 지금껏 한번도 체험하지 못했던 따뜻한 나눔과 치유와 비전을 얻었다"고 말했다. "비판을 주 업무로 하는 기자 생활에 직업적 한계를 느꼈다. 비판만으로는 개인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론계 생활 25년, 이제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경력 상 정계 진출 권유가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개인적인 이야기다. 드러내고 싶지 않다"고 답해 이를 사실상 시인하면서 "살만큼 살았다. 반평생 인생에 대한 의문을 품고 살아왔으며, 삶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 왔다"고 개인적 동기를 강조했다.
그는 "조용하게 떠났으면 했는데…"라면서 "정치적 공동체도 있고, 경제적 공동체도 있지만 나는 새로운 공동체에 대한 비전을 찾고 싶다. 신학 공부를 하면서 그 꿈을 이루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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