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웠던 시절 제 자신만 살겠다고 고국을 등졌다는 죄책감을 항상 가슴에 안고 살아왔습니다."한국전쟁 반공포로 출신으로 중립국인 인도로 건너간 현동화(71·사진)씨가 자신의 삶을 담은 전기 '격랑의 세월 인도에 닻을 내리고'(나무와 숲)를 휴전 50주년에 맞춰 출간했다.
'격랑…'은 부산대 국제지역문제연구소장인 정동현 교수가 중립국으로 간 반공포로들이 고령으로 속속 세상을 떠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2001년 현씨를 부산대로 초빙해 증언을 구술 받아 펴낸 것.
인민군 중위(당시 18세)로 포로가 됐다가 석방된 후 인도로 건너가 사업체를 운영하며 현재 한인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현씨의 행로는 최인훈의 소설 '광장'의 주인공을 연상케 한다.
그의 책 내용 중 거제도를 비롯한 경북 영천의 포로수용소 시절 비화를 증언하는 기록은 전쟁 사료로서의 가치도 높다.
현씨는 "1972년 한국 최초로 아프카니스탄 카불에 섬유직조공장을 건설, 아프카니스탄과 한국이 수교하는데 가교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지난날 등진 조국에 조금이나마 속죄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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