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에는 복고풍 바람이 거세게 불어온다는 문화적 흐름은 요즘 방영되고 있는 TV 광고를 보면 실감할 수 있다. 올들어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최근 복고적 이미지를 내세운 CF가 부쩍 많아졌다.대표적인 광고가 롯데제과의 빠다코코넛 광고. 이 광고에는 주인공 김자옥이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여고생 시절 교복을 입고 등장한다. 여고 시절 매점에서 회수권을 내고 빠다코코넛을 사먹었던 김자옥이 중년의 나이에 교복을 입고 지나가다 매점 주인을 만나 다시 쫓긴다는 다소 황당하면서도 코믹한 내용이지만, 잔잔한 향수를 자아낸다.
최근 선보인 조선무약 우황청심원 광고는 한술 더 떠서 아예 일제시대로 올라간다. 대학생 교복을 입은 한 남자가 검은 뿔 테 안경을 끼고 진지하게 신문을 읽고 있다. "나는 솔표가 자랑스럽소"라는 외침이 이어지고 '1925년 이 땅에 솔표가 첫 선을 보였습니다'라는 자막이 흐른다.
동화약품 비타천 플러스 광고에는 청학동 훈장이 메인 모델. 훈장이 "하늘천 따지"라고 외치며 학생들을 돌아보지만, 학생들은 모두 졸고 있다. 이에 훈장이 "비타천 따지"라고 외치며 뚜껑을 따자 학생들이 모두 잠에서 깨어나고 강의실에는 활기가 넘친다는 것이 광고의 내용이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잔뜩 움츠려진 상황에서 한국적 정서와 추억에 호소하는 광고는 친근감을 줄뿐 아니라 강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복고풍 CF가 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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