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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연극, 어른이 봐도 재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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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연극, 어른이 봐도 재밌네"

입력
2003.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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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극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건 옛날 얘기다. 세월에 따라 아이들의 눈높이는 달라진다. 서점에 가면 어린이책이 예전과 다르게 다양해지고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공연도 마찬가지다. 어린이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극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극단 가람인이 27일부터 7월29일까지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리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키덜트(Kidult) 뮤지컬을 표방하고 있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보는 뮤지컬이라는 뜻이다. 어린이극을 보라고 어린이 혼자 내 보내지는 않기 때문에 어른도 함께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도 유명한 JM 바스콘셀로스의 소설이 원작인 '나의 라임…'은 원작 자체가 성장 소설이다. 월세를 못내 작은 집으로 이사 온 주인공 제제는 집 뜰에 있는 라임오렌지 나무와 대화한다. 가난 때문에 가족들은 우울해도 제제는 웃음을 잃지 않는다. 현실이 어둡고 슬퍼도 마음만 기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맑은 이야기는 어른들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탤런트 김형일과 가수 박화요비 등이 출연하고, 모스크바에서 100인조 오케스트라를 이용해 배경 음악을 녹음했다. 주최측은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중년의 '제제' 모습도 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고 말한다. 김정숙 연출. 2만5,000∼5만원. (02)518―2687

7월6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정글이야기'는 어린이를 위한 재해석이 돋보인다. 마당놀이 전문극단인 극단 미추가 만든 이 가족뮤지컬은 정글에서 길을 잃은 소년 모글리가 늑대와 함께 자라면서 겪는 모험을 그린 키플링의 소설 '정글북'이 원작이다.

원작이 정글의 법칙과 이를 둘러싼 여러 동물의 이해관계를 의인화했다면, 뮤지컬은 인간의 아기가 동물과 살면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어떻게 좋은 관계를 맺어가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아기자기한 이야기 구성과 무대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극단 미추의 간판배우인 서이숙이 늑대 역을 맡는다. 배삼식 작, 정호붕 연출. 일반 3만원, 어린이 1만5,000원, 4인 가족 패밀리 티켓은 5만원. (02)747―5161

이외에도 지난해 6월 첫 공연 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어린이 뮤지컬 '큐빅스'도 29일까지 대학로 폴리미디어씨어터에서 앙코르 공연을 한다. 2004년 미래도시를 배경으로 한 인기 TV 애니메이션이 소재로 어린이들에게 낯익다. 3만원. (02)3675―3711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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