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펜션에 가고 싶다.' 푸른 숲속 울창한 나무 그늘 사이에 들어서 있는 통나무집, 초록빛 잔디 위에 세워져 있는 새하얀 목조 주택. 그리고 그 옆에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와 주변의 울창한 수풀 너머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정겨운 소리. 자연 속에 자리한 '민박형 고급 숙박시설' 펜션이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저 푸른 초원 위에 마치 그림같이 들어선 듯한' 펜션은 콘도나 호텔, 일반 민박집 과는 여러 면에서 색다르다. 그 곳에는 호텔의 품격과 민박의 구수함, 정겨움이 섞여 있다. 이번 여름 휴가철에 가족과, 혹은 사랑하는 연인과 펜션에 머물러 보자.펜션(Pension)이란
원래 연금(年金), 은급(銀給)에서 파생된 말로 연금을 받아 생활해야 하는 유럽의 은퇴 노인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숙식을 제공하는 하숙집이나 기숙학교를 운영한데서 출발했다. 프랑스에서는 이를 팡시온(Pension)이라 부르며,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B&B(Bed and Breakfast), 호주나 뉴질랜드의 로지(lodge)가 펜션과 유사한 개념이다. 유럽에서는 도심에서도 특유의 가족적인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1년 발표된 주 5일 근무 시행 법안과 제주도 펜션 특별 개발법 등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올 해 초 대통령 당선 후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 펜션에 머무른 것도 펜션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휴펜션 이정찬 사장은 "펜션이 주 5일 근무로 인해 가족, 연인에게 인기몰이가 거세다"며 "펜션은 여가를 즐기려는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고 소개한다.
새로운 레저 숙박 시설, 펜션
웬만큼 경치 좋은 곳이라면 어김없이 들어서 있는 펜션은 우선 보기부터 아름답다. 주변의 경치와 어울리도록 자연 친화적 소재를 사용하고 자연의 일부인 듯한 건축 디자인도 친환경적이다.
콘크리트는 절대 사절. 대부분 목구조나 통나무로 지은 전원주택이라 예쁜 유럽형 별장에 온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고 내부도 깨끗하고 전망도 좋다. 규모도 3층 이하로 지어져 있는데 이는 주변의 자연 조경을 해쳐서는 안된다는 원칙 때문. 객실 수도 한 건물에 3∼7개 정도가 평균이다.
대부분 객실별로 개별 욕실과 취사시설이 완비되어 있는 펜션은 시설면에서 호텔 수준이지만 요금은 민박처럼 저렴해1 매력적이다. 침대, TV, 화장대, 냉장고 등의 집기와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울 뿐만 아니라 산책로와 바비큐 시설, 농장과 어장, 목장 등 자연체험을 할 수 있는 장소를 갖춘 곳도 많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연인들의 여행에 적합하다. 렛츠고펜션월드 박민재 과장은 "펜션이 한국에선 유럽풍 고급 별장형 민박으로 콘도 이후의 새로운 레저 숙박시설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한다.
조용한 숲 속의 휴식공간, 펜션
산과 숲이 아름답고 물이 있는 '관광의 요지'라면 이미 펜션이 자리를 꿰차고 있다.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펜션도 급증하고 있는데 올해 문열 펜션까지 치면 500여개. 지난 해 200여 개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굿데이펜션 이원호 이사는 "지금 건축 중인 펜션까지 감안하면 내년까지 1,000여개 이상의 펜션이 손님맞이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한다.
펜션은 전국 어디에 가도 찾을 수 있으나 제주에 특히 많다. 최근에는 강원 평창지역에도 많이 들어섰다. 스키장 손님을 겨냥해서다. 여름과 겨울 성수기에 손님들이 크게 몰려 고정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동계올림픽 후보지라는 메리트도 작용했다.
또 수도권 인근 경기 지역에도 펜션이 많이 들어서고 있다. 인구밀집지역인 수도권 내에 위치해 객실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인데 실제 주말이면 예약이 힘들 정도로 찾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에는 꽃박람회 등으로 급부상한 충청권의 안면도에 멋있는 펜션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날씨나 기후에 크게 영향받지 않고 4계절 이용할 수 있는 관광지라는 점과 수도권에서 크게 멀지 않다는 것이 장점이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 이렇게 이용하세요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 펜션들. 일일이 홈페이지를 찾아 가 보거나 전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대신 인터넷에서 펜션 전문 안내 사이트를 찾아 가면 간단하다. 레츠고월드, 굿데이펜션, 휴펜션 등의 사이트에서는 펜션에 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파악, 비교해 볼 수 있다. 또한 실시간 예약까지 가능해 발품을 절약할 수 있다.
보통 가고자 하는 지역을 결정하고 그 지역에서 마음에 드는 펜션을 선택한다. 대부분 전경과 내부 인테리어를 사진으로 소개하고 있다. 휴펜션 경우는 지역은 물론 펜션의 유형, 관광 형태 등의 검색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목조나 벽돌 등 펜션의 건축 유형별, 산이나 강, 바다, 계곡 등 가고싶은 관광지 종류별도 정보군들을 선택할 수 있다.
펜션 선택이 끝나면 온라인으로 객실요금을 결제한다. 카드결제, 인터넷뱅킹, 무통장 입금 등이 가능하다. 입실시간은 오후 2시∼10시. 늦게 도착하면 입실을 제한 받을 수 있으므로 사전에 연락하는 것이 좋다. 퇴실시간은 낮 12시로 절차는 호텔이나 콘도와 동일하다. 퇴실시에는 객실 정리정돈을 하고 나서 관리인으로부터 점검을 받고 키를 반납하면 된다.
펜션은 비슷한 수준의 숙박시설에 비해 이용료가 저렴하다. 위치나 방 크기,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패밀리형(4인) 기준으로 주중 1박에 7만∼12만원 정도면 이용할 수 있다. 콘도처럼 고가의 회원권도 필요 없고 성수기 때 바가지 요금이 없는 것이 펜션의 특징이다. 예약 취소할 경우에는 소정의 수수료가 부가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박원식기자
● 이 점은 꼭 확인을
사이트를 유심히 살펴보고 내외부 시설들을 꼼꼼히 확인한다. 민박을 펜션이라고 해놓고 운영하는 사이트도 있다.
펜션은 유럽풍의 외관과 호텔급의 고급시설을 지향한다. 객실에 별도 욕실과 주방이 설치되어 있는지, 펜션의 독특한 테마가 있어 이를 고객들과 교류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본다.
예약은 미리미리 서두르는 것이 좋다. 주말에는 최소 한달 전에는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성수기 예약은 회원에 가입해두면 우선권을 부여 받아 사전에 신청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펜션은 바가지 요금 영업을 하지 않는다. 민박이나 콘도처럼 한 철 장사를 위해 비싼 요금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비수기나 주중에는 10∼20% 할인된 요금을 적용 받는다.
펜션은 특성상 외딴 곳에 멀리 떨어져 있다. 자가용을 이용하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는 터미널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택시비는 얼마나 나오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픽업 서비스가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자.
펜션에는 콘도처럼 취사시설을 갖춘 곳이 많다. 먹거리는 미리 꼼꼼히 챙겨두는 것이 좋다. 또 바비큐를 이용할 경우 고기, 숯, 야채 준비가 가능한지 확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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