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효과'가 일본 열도에 잔잔히 번지고 있다.다나카 효과란 학사 출신 기업 연구원 다나카 고이치(田中耕一·43)씨가 지난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사회 각 분야에서 나타난 괄목할 만한 변화를 일컫는 말이다.
그가 일하는 교토시 시마즈제작소는 올해 3월 결산에서 매출이 전년도보다 6% 증가, 사상 최고인 2,042억 엔(약 2조 원)을 기록했다. 그가 개발한 단백질 질량분석장치는 50대를 수주했다.
특히 5월 경제전문지 닛케이 비즈니스가 매긴 기업 종합능력 순위에서 9위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202위에서 무려 193계단을 건너뛴 것이다. 인재력 부문에서는 소니, 도요타 등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다나카씨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분명하다.
한편 이 회사가 자체 기념자료관에 '다나카 코너'를 만든 이후 지금까지 모두 2만2,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이중 수학여행 온 학생이 한 달 평균 300여 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교토의 여행사들은 이 기념관 견학을 집어넣은 새 여행상품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정부 종합과학기술회의는 올 4월 대학이나 공공 연구기관에만 배분하던 '경쟁적 연구자금'을 민간기업 연구자에게도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다나카씨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민간기업 연구자의 실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시마다제작소와 함께 게임기 메이커인 닌텐도, 휴대폰 핵심부품 제조업체 교세라, 정밀소형모터 업체 닛폰덴산 등 독자기술을 특화한 외곬 기업이 많은 교토의 기업 문화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다나카씨는 수상 이후 모교인 도호쿠(東北)대와 교토대 등 4개 대학에 객원교수로 임명됐고, 11차례 일반인 대상 강연회를 갖는 등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교과서 제작사들은 내년도부터 과학 교과서에 그의 노벨상 수상 항목을 추가할 계획이다. '다나카 효과'를 활용해 학생들의 이과 기피 현상을 완화해보겠다는 의도다.
/도쿄=신윤석특파원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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