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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울림으로 다가서는 인생·사랑·평화·신뢰… 오노 요코 회고전 9월14일까지 로댕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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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울림으로 다가서는 인생·사랑·평화·신뢰… 오노 요코 회고전 9월14일까지 로댕갤러리

입력
2003.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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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돋보기가 하나 매달려 있다. 돋보기로 천장에 쓰인 깨알 같은 글씨를 읽어본다. 'YES'오노 요코(70)는 "YES는 인생에 대한 예스, 사랑에 대한 예스, 평화에 대한 예스"라며 "세상과 인생에 대한 긍정"이라고 20일 방한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관람객이 돋보기를 들고 들여다보는 '참여' 행위를 통해 완성되는 그의 이 작품 '예스 회화'(Yes Painting)는 세상에 대한 긍정이라는 작업의 주제 면에서나, 작가와 관람자의 적극적 교감이라는 작업의 방법에서나 오노 요코 예술의 핵심을 보여준다. 1966년 런던 인디카 갤러리에서 발표된 '예스 회화'는 바로 오노 요코가 존 레논과 만나는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21일 개막해 9월14일까지 로댕갤러리에서 계속되는 '예스 오노 요코' 전에는 회고전 답게 그의 대표작 126 점을 연대별로 망라했다. '예스 페인팅'에 바로 앞서는 초기작 '지시문' 작업은 종이에 관객들에게 그대로 따라 하도록 지시를 써놓은 것이다. "포도나무를 키우시오, 날마다 물을 주시오" 같은 글귀다.

방 안의 실제 가구를 모두 절반으로 잘라내고 관객이 그 나머지 반을 상상해서 채우도록 한 '절반의 방' 등 설치작업도 볼 수 있다. 1969년 존 레논과 결혼하고 암스테르담 호텔 방에서 벌인 '평화를 위한 침대 시위'와, 뉴욕 타임즈 스퀘어에 'WAR IS OVER!, IF YOU WANT IT'(전쟁은 끝납니다! 당신이 그것을 원한다면)이라고 쓴 커다란 간판을 내건 반전평화 작업들이 이어진다.

그의 최근 작업의 주제는 '신뢰'이다. '신뢰를 갖고 하시오'라는 그의 90년대 작품은 체스 판과 말은 물론 앉는 의자까지 온통 하얀색으로 칠한 설치. 흑백으로 나뉜 체스가 아니라 순백의 체스를 둔다는 것은 상대방과 자신을 구분하지 말고 신뢰에 바탕한 게임의 룰, 인간관계를 구축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오노 요코는 방한 기자회견에서 "내가 쉰 살이 됐을 때 나는 지난 50년은 내 인생의 서막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진짜로 그렇게 믿었다. 최고의 작품은 앞으로 탄생할 것이다"라고 말해 왕성한 의욕과 자신감을 밝혔다.

로댕 갤러리는 7월5일(토) 오후2시 음악평론가 임진모의 오노 요코의 음악에 대한 강연, 12일(토) 오후2시에는 관람객들이 태현선 삼성미술관 전임연구원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 (02)2259―7781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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