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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4개월 청와대 조직점검/ 수석·보좌관실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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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4개월 청와대 조직점검/ 수석·보좌관실 실태

입력
2003.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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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실의 시스템 한계 때문에 각 수석비서관실·보좌관실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역할 만을 수행하고 있다. 전체의 짜임새에서 드러난 허점이 각 수석·보좌관실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이러한 밑으로부터의 부실이 다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다. 이 때문에 방대한 조직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일은 민정수석실과 국정상황실 두 곳에만 몰린다는 지적도 나온다.정무수석실은 '당정 분리'원칙을 방패막이로 삼아 도리어 그 속에 안주하고 있는 느낌이다. "대통령이 당정 분리를 강조하고 있어 할 수가 없다"는 변명 아닌 변명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출범초기 비서실의 정무기능을 강조했지만, 최근 정국에서 정무파트가 조정을 해낸 흔적이 없다. 스스로 '엽기 수석'이라고 이름 붙인 유인태(柳寅泰) 정무수석에게는 '회의 때 코를 곤 적도 있다''만나서 술 마시는 사람이 한정돼 있다'는 얘기가 꼬리표처럼 붙어 다닌다. 6명의 비서관들 가운데 반 수 이상이 2004년 총선에 뜻을 두고 있기 때문에 당장 청와대가 '정거장'이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결국 당정 분리의 지나친 강조로, 또 다른 일로 바빠서 본업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형국인 것이다.

홍보수석실은 있으나 제대로 된 국정 홍보는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도 비서실 출범직후부터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홍보수석과 대변인을 분리시킨 취지와 의미를 거의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산하에 11명이던 비서관을 7명으로 줄였는데도 이해성(李海成) 홍보수석은 청와대 등록기자들과의 접촉 빈도가 가장 낮은 수석으로 꼽힌다.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이 최근 잇달아 언론의 보도 태도에 대해 "해도 너무 한다"며 불만을 터뜨리자 청와대 내에서는 "홍보수석이 할 악역을 비서실장이 대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또 "홍보수석, 대변인 분리 체제는 실패로 판정이 났는데도 왜 그대로 끌고 가는지 모르겠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런 와중에 홍보수석실 내에 파벌이 있어 업무협조가 제대로 안 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참여수석실은 당초 발족 취지에 비추어 보면 그 기능이 반토막이 난 상태다. 노 대통령이 직접 현장에서 민원을 발굴, 개선책을 찾아내는 데에 역점을 두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됐다. 국정 전반이나 총론에 대한 국민참여 유도를 포기한 것이어서 대통령이나 국정에 대한 비판이 전달될 통로도 막혀 버렸다. 산하에 5명의 비서관이 있지만 각각의 업무 특성도 명확치 않고 수석과 비서관 사이에도 손발이 맞지 않는다고 한다. 변호사 출신으로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박주현(朴珠賢) 국민참여수석은 여전히 시사 평론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국정 상황실은 '비서실 내의 비서실'로 불리지만 그 존재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시스템이 1인자'라고 할 정도로 시스템에 의한 국정 운영을 강조하고 있는 노 대통령이 시스템 내의 시스템을 존치시킨 것이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다른 수석실의 부진 때문에 민정수석실은 노사문제까지 떠맡아 할 일이 많다. 하지만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이기명씨 용인땅 사건 등에 대처하면서 심각한 수준의 실수와 역량 부족을 드러냈다. 법치의 중심에 서야 할 민정수석실이 타협 제일주의에 빠져 있는 것도 문제다. 라종일(羅鍾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끌고 있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내에는 관료 그룹과 학자 그룹, 상대적 진보와 보수 그룹간의 갈등이 혼재하고 있다. 이념적 접근과 실용주의가 비정상적으로 결합하면서 근거 없는 낙관주의가 나오고 내용 없이 포장만 하려 드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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