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사진 유출"의 교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사진 유출"의 교훈

입력
2003.06.25 00:00
0 0

청와대 사진기자단은 나름대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기자들로 구성된다. 오랜 관행에 따른 기자단 운영에 대한 비판도 많지만, 청와대 취재의 특수성에 따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사정 모르는 비판과 달리, 권력 핵심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언론 본연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 어려움도 겪는다.지난 20일 국정원 업무보고 취재 때도 신문 풀 사진기자 2명이 대통령을 수행 취재했으나, 국정원의 보안 요청에 따라 대통령과 국정원 간부들의 '기념사진 찍기'는 취재하지 않았다. 대신 이 일은 청와대와 국정원 소속 사진기사들이 맡았다. 어처구니 없는 것은 이 기념 사진이 인터넷 신문 오마이 뉴스에 그대로 실린 경위다. 청와대측은 7급 전속사진사가 평소 친분이 있는 오마이뉴스 기자의 요청을 받고 무심코 사진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건을 사진기사 개인의 잘못으로 치부하는 것은 망발이다. 언론이 청와대의 보안요청을 수용하는 것은 그 것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청와대와 언론을 잇는 공적 채널을 통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공적 채널과는 별도로 청와대 사진기사가 기밀사항으로 분류되는 사진까지 특정언론에 유출한 것에 심각성이 있다. 여기에는 청와대측이 공적 채널을 엄격하게 통제하면서도 코드가 맞는 언론에는 표나게 우호적이었던 것이 작용했을 것이다. 사진기사도 내부 분위기에 익숙한 나머지 저지른 일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 정부 청와대는 권력과 언론 사이의 낡은 관행 타파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개혁에 앞서 중요한 것은 원칙과 순리를 지키는 것이다. 사건 책임자들을 엄하게 징계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그 교훈을 깨달아야 한다.

오대근 사진부 차장대우 inlin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