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 임무를 수행 중이던 군함에서 해군 부사관들이 술을 마시다 시비가 붙자 칼을 들고 폭력을 휘두른 끝에 1명이 숨지는 함상 군기문란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해군은 당시 작전중인 함정 내에서는 금지돼 있는 음주 및 폭행 사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후배와 가벼운 언쟁을 벌인 뒤 1명이 흥분상태에서 쇼크로 심장마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해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24일 군 수사기관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새벽 동해상에서 경비 임무를 수행 중이던 해군 모 함대 소속 초계함에서 동료 2∼3명과 함께 식당에서 술 자리를 갖던 조타장 허모(38) 상사가 후배 부사관과 시비를 벌인 끝에 숨졌다. 군 수사기관 조사결과 허 상사는 때마침 사용한 칼을 반납하기 위해 식당으로 들어온 후배 이모 상사가 불손하게 말을 한다며 의자로 이 상사를 가격했다.
그러나 이 상사가 갖고 있던 칼을 든 채 반항하자 허 상사는 곧바로 함장실로 달려가 "후배가 칼로 나를 찌르려 한다"고 말한 뒤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군 수사기관은 부검을 통해 허 상사가 심장마비로 숨진 것으로 결론지은 뒤 허 상사와 시비를 벌인 이 상사를 상관협박 혐의로 구속했다.
이에 대해 해군은 "한 지역언론에 술을 마신 사실이 거론됐고, 사고 직후에는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폭행 및 음주사실에 대해 자세히 밝히지 못했을 뿐 사건을 숨기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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