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을 무릅쓰면 골프는 더 재미있다."소녀 골프천재 미셸 위(14·한국명 위성미)가 자신의 말처럼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 두 차례나 판세를 뒤집은 끝에 미국 아마추어 무대 정상에 우뚝 섰다. 그것도 미국골프아마추어 대회 최연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면서.
위성미는 23일(한국시각) 플로리다주 팜코스트의 해먹GC(파 72)에서 36홀 매치플레이로 펼쳐진 US여자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 챔피언십 결승에서 비라다 니라파스퐁폰(21·태국)을 1홀차로 따돌렸다.
미셸 위는 이로써 미 본토에서 열린 전국 규모대회에서 첫 패권을 차지한 한편, 미국골프협회(USGA) 108년 사상 최연소 챔피언이 됐다. 10세 때 이 대회에 최연소로 출전했던 미셸 위는 만 13세로 우승, 2000년 캐서린 캐트라이트(미국)가 세운 대회 최연소기록(17세)을 갈아치웠다.
이날 경기는 스트로크 플레이로 환산하면 미셸 위는 36홀 7언더파, 니라파스퐁톤은 6언더파를 친 셈이었다. 초반 기선은 니라파스퐁텐이 잡았다. 미셸 위는 5번홀부터 4연속 버디를 뽑아낸 나리파스퐁톤의 기세에 눌려 8번홀까지 4홀차로 뒤졌다. 반격에 나선 위성미는 9번홀(파4) 버디로 1홀을 따낸 뒤 11번홀(파4)에서 상대의 보기로 다시 1홀을 추가했고, 13·14번홀 연속 버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18홀까지 타이로 끝냈다.
승부의 추는 32번째홀(파5)에서 기울기 시작했다. 미셸 위는 드라이버에 이어 6번 아이언으로 친 두번째 샷으로 투온하는 데 성공, 6m짜리 이글퍼팅을 잡아내 이 홀에서 버디를 낚은 상대를 1홀차로 앞섰다. 미셸 위가 34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미셸 위의 맹렬한 기세에 눌렸는지 니라파스퐁폰은 35번째홀(파3)에서 1m도 안되는 파퍼팅을 놓쳐 보기를 기록, 미셸 위의 우승이 확정됐다.
미셸 위는 이날 상대에 비해 드라이버샷을 60∼80야드나 더 멀리 보냈다. 특히 24번째홀(파5·479야드)에서 보여준 미셸 위의 샷은 환상적이었다. 무려 320야드나 날아간 드라이버 티샷은 핀에서 약 180야드 떨어진 워터해저드 근처 벙커에 낙하했다. 5번 아이언을 뽑아든 미셸 위는 볼을 쳐내 워터해저드를 넘긴 뒤 그린에 볼을 올렸다. 이어 이글 퍼팅이 컵 턱에 걸려 버디로 낙착됐지만 800여 갤러리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