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다라닥닥 삐약삐약'.1970년대 크게 유행한 코미디 대사다. 코미디 하면 '땅딸이 이기동과 쿵다라닥닥 삐약삐약'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이야기다. 지금으로 보자면 넘어지고 자빠지는 식의 유치한 '슬랩스틱'에 불과한 코미디가 그 당시를 살았던 사람의 기억 한편에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삶에 큰 위로와 활력소가 되는 '웃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슬랩스틱 코미디'는 유치한 것으로 치부되면서 요즘은 '스탠딩 개그'가 유행하고 있다. '스탠딩 개그'는 재담이나 개인기에 치중한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SBS 일 오전 10시50분)도 그렇다. 무려 15개에 이르는 코너가 70분 동안 숨가쁘게 방송된다. 여러 코너들은 결국 언어나 개인기를 이용해 웃음을 유발하는 두 가지 내용으로 나눌 수 있다.
'짠짠 속담'은 속담을 사용하여 웃음을 준다. 이를테면 '내 코가 석 자다'에서는 코가 석 자면 엄청 클 것이고 콧구멍도 크기에 코(딱지)는 숟가락으로 파야 된다고 해서 웃음을 유도한다. '고운말 법정'에서는 유행하는 CM송을 사용하여, 때로는 상스러운 욕을 교묘한 단어로 바꾸어서 웃음을 이끌어낸다. '짜랄랄라 짜파○○'(○○부분에서는 혀를 날름거린다.) 간접광고가 된다며 상품명을 다 이야기하지 않고 혀를 날름거리는 모양새가 우습다. 욕이 나오려는 순간 '저 개…(개자식이 아닐까?), 게맛살이' 라고 엉뚱한 단어로 욕을 감춘다. 재치가 있다. '장하다 한국말'은 우리 말을 비틀어 일본 말처럼 들리게 한 뒤 '잘 들어보니 우리 말이더라' 하는 식으로, '모든 일본 말은 한국 말에서 시작됐다'는 다소 황당한 주장을 펼친다. 말이 주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코너다.
'라디오 극장―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서는 각 개그맨들의 성대모사가 눈길을 끈다. 특히 옥희 역할을 맡은 김태균의 목소리는 일품이다. 영화에서 들었던 옥희 목소리 그대로다. '게임의 법칙'에서는 보디빌더의 몸(근육)을 이용한 개인기가 제법 우습고 독특하다.
'웃찾사'에는 재치가 넘치는 말과 개인기가 가득하다. 순간적 웃음도 유발한다. 지나친 의미 부여를 싫어하고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속도감을 즐기는 요즘 세대들의 취향과 잘 맞아떨어진다.
하지만 속 시원한 웃음은 나오지 않는다. 왜 그럴까. 말과 개인기는 즉흥적이고 일회성에 그친다. 그것은 결국 즉흥적이고 단발적인 웃음만 유도할 뿐이다. 또 많은 코너가 있지만 내용은 한결같이 언어적 재미와 개인기에 의존함으로써 형식과 내용에 스스로 제한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시사성과 시의성을 담은 풍자와 유머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주는 개그, '쓰리랑 부부' 같은 스토리가 있는 개그 등 다양한 개그를 맛 볼 수 있을 때 사람들은 '웃찾사'에서 기꺼이 삶의 위로, 활력소가 되는 웃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맹숙영 방송모니터 www.goodmonitor.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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