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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이젠 외모가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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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이젠 외모가 경쟁력이다

입력
2003.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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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으로 승부하라." 중소기업의 미래 경쟁력으로 '디자인'이 부각되고 있다. 품질과 가격만으로는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현실 인식과 함께, 디자인으로 성공한 중소기업들의 사례가 '디자인 경영'을 부추기고 있는 것. 날로 약화되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회복할 대안은 디자인 뿐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이 같은 추세에 한몫하고 나섰다.한국상품을 선택하는 3번째 이유

우리 상품의 수출 경쟁력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예상외로 높다. 최근 KOTRA가 해외소비자를 대상으로 '한국상품의 경쟁력'에 대해 조사한 결과, '디자인 때문에 한국 상품을 구입한다'는 대답이 전체의 20%에 이르렀다. 품질, 가격 등 한국 상품의 전통적 경쟁력과 더불어 디자인이 새 구매포인트로 등장한 것이다. 가격 경쟁력은 중국, 동남아 기업들에 뒤지고 기술· 품질· 브랜드에서는 국내 대기업이나 선진국 기업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는 중소기업 제품들은 디자인이 아니면 차별성을 유지하기 힘들다.

시장 경쟁력 강화의 첩경

미래를 내다보고 디자인에 미리 투자한 중소기업들은 이미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MP3 플레이어 '아이리버'를 생산하는 (주)레인콤(www.iriver.com)은 미래지향적이고 쓰기 편한 제품 디자인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 우리나라에서 팔린 MP3플레이어 5대중 3대가 아이리버다. 일본에서는 월 17만대의 판매실적을 올리며 소니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줄자 전문업체 코메론, 욕실용 액세서리를 만드는 범한공업, PC용 카메라를 생산하는 알파비전텍 등도 디자인에 투자해 성공한 중소기업의 모범 사례다. 이들이 입증한 디자인 분야의 투자수익률은 무려 19배다. 서울대 경영연구소·산업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디자인 개발에 1억원을 투자한 기업은 평균 19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를 봤다.

디자인 경영은 아직 낙제점

그러나 국내 중소기업의 디자인 경영 마인드는 여전히 낮다. 한국무역협회(KITA)가 최근 가전과 의류 부문 3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수출기업 디자인 개발 실태'에 따르면 디자인 인력이 있는 업체는 39.6%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지금 디자인으로 눈을 돌리지 않으면 늦다"고 강조한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정경원 원장은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으면 소비자들의 안목은 가격보다 디자인으로 향한다"며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도 디자인은 필수"라고 말했다. 월간 디자인 이영혜 대표는 "디자인을 사치로 여기는 중소기업의 경영 마인드부터 고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탈리아를 본받아라

이탈리아 중소기업들의 '디자인 전략'은 국내 중소기업들이 본받아야 할 모델이다. 2차 대전 패전국의 멍에와 극심한 지역 갈등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한 이탈리아 경제의 저력은 중소기업의 디자인 마인드에 있다.

이탈리아 중소기업의 성공은 고급 가구 시장에서 돋보인다. 지난 4월 이탈리아 밀라노 가구 전시회에는 1,500여개 가구업체가 참가했는데 이중 1,000여개가 현지 가구 전문업체거나 이들과 제휴한 외국업체였다. 밀라노에서 활동중인 디자이너 이덕산씨는 "이탈리아 디자인의 저력은 중소기업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디자인을 내세운 제품을 만듦으로써 자연스럽게 다품종 소량생산이 이루어졌고, 선진국에서 명품으로 인정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선 작은 가구공장 기술자들도 일정 수준의 디자인 감각으로 제품을 만든다"며 "경영과 생산 전반에 디자인 마인드를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밀라노=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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