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우리 손으로 스스로 이루어야 합니다."한국전쟁 발발 53돌을 이틀 앞둔 23일 오후 좌우 대립과 전쟁의 상흔이 남은 지리산 기슭의 남원 실상사에서 뜻 깊은 모임이 열렸다. '생명평화 민족화해 평화통일 지리산 평화결사' 준비위원회가 실상사 주지 도법 스님의 지리산 천일기도 회향(11월12일)을 앞두고 좌담회 '6월, 지리산에서 평화를 말한다'를 마련한 것. 도법 스님, 김지하 시인, 김영호 경북대 교수, 이부영 한나라당 의원 등 각계 인사와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자들은 "북한 핵 문제로 앞으로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우리 스스로 평화 실현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지하 시인은 "너는 내가 아니고, 너는 나와 싸우는 존재이며, 둘이 싸워 하나가 다른 하나를 통합해야 한다는 변증법적 논리부터 극복해야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평화를 구호나 이념이 아니라 오늘 하루 하루의 삶에서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국민이 희망하는 평화가 지금 여기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길을 모색하자"고 말했다.
김영호 교수는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경우 이라크 전쟁에서 영국이 했던 것과 비슷한 역할을 일본이 할 수도 있으며 한국은 미국의 대 북한 전쟁에서 사우디 같은 역할을 할지, 이란의 역할을 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 있다"며 전쟁의 위기를 강조했다. 이부영 의원은 "정치권이 전쟁을 막고 평화를 얻기 위한 논의 대신 내년 총선만 의식하고 있는 데 답답해 하는 국민들이 많을 것"이라며 "국민이 파도가 되어 정부에 힘을 주고 정치권을 채찍질해 평화운동으로 힘을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원=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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