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가 22일 총리로서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양국관계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바지파이 총리는 23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의 회담을 비롯해 6일간 방문일정 중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 장쩌민(江澤民) 중앙군사위 주석 등 지도부와 연쇄 접촉을 갖는다.
양국 언론은 이번 방문의 목적이 현안인 국경문제 논의와 경제협력 강화에 있다고 보도했다. 2,000㎞를 접경하고 있는 양국은 1962년 국경선 획정을 둘러싸고 무력충돌을 벌이기도 했다. 국경분쟁은 지금까지 합의를 보지 못해 양국관계의 걸림돌로 남아 있다.
반면 경제관계는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다. 23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1990년 5,0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상호교역량이 지난해 50억 달러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내년 상호교역량을 100억 달러로 확대하는 등 경제협력을 강화함으로써 갈등관계를 완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대만과 홍콩 언론은 23일 바지파이 총리에 대한 중국측의 예우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정상들에 맞먹을 정도로 파격적이라며 그 배경에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빈과일보는 중국측의 태도가 9·11 테러사건 이후 형성된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과 연계돼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발판을 구축한 데 이어 인도 및 파키스탄과 관계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이 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시보는 중국의 전략은 인도가 미국과 더 가까워지기 전에 중―인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인도를 중립화하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빈과일보는 인도 역시 경협확대 이상의 전략적 노림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관계개선을 통해 인도의 안보리 상임국 진출에 대한 지지를 얻고, 나아가 중국을 대미협상 카드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인도는 중국을 이용해 미국의 경제원조 획득과 무기판매 등에서 보다 큰 양보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국경문제가 남아있고 중국이 인도의 앙숙인 파키스탄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는 한 양국의 협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배연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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