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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사진 유출사건/靑미숙, 치명적 기밀누출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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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사진 유출사건/靑미숙, 치명적 기밀누출 불러

입력
2003.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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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고위간부 사진 유출사건은 청와대의 미숙함이 빚어낸 해프닝이 결국 정보기관을 '치명적 기밀누출'에까지 몰고 간 사건이다. 또 최고 정보기관이라는 국정원은 언론이 유출사실을 보도할 때까지 간부들의 얼굴이 인터넷에 노출된 사실을 모르고 있어 "눈 뜬 장님"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청와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23일 긴급히 책임소재를 가리는 조사에 착수, 사후처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단 사진을 개인적으로 유출한 청와대 전속사진사의 책임은 물을 것으로 보이지만 관리책임이 있는 보도지원비서관과 대변인이 1차 책임선상에 오를 수도 있다.

또 20일에 보도된 사진을 본보 청와대 출입기자가 의문을 제기할 때까지 3일 동안 인지하고 못해 대처가 늦어진 점도 문제가 크다고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사건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전반적인 시스템 부실에서 나온 결과"라며 "정부 출범 4개월 동안 홍보실의 시스템을 정비하지 못한 것은 결국 홍보수석의 총괄책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코드를 강조하며 유달리 인터넷매체에 특히 호의적이었던 청와대의 행적이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을 유출한 전속사진사는 청와대 사진기자단에 소속돼 있지 않아 풀사진을 제공받지 못했던 오마이뉴스를 위해 이제까지 여러 차례 비공식적으로 사진을 제공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홍보수석실은 여과 없이 사진을 내보낸 오마이뉴스에 대한 공식 대응과 관련, "우리가 일차적으로 잘못한 것인데 뭐라고 할 수 있겠냐"라며 여전히 미온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정원도 "눈 뜬 장님"이라는 비난을 들으면서 '꿀 먹은 벙어리'로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언론보도를 보고서야 사진게재 사실을 알았던 국정원은 인지책임을 물어 관련자를 징계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오마이뉴스에 대해서는 "법리상 기밀누설로 고소할 수는 있지만 처벌이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고위간부들의 대북·해외 활동에서 제약이 생기게 된 것과 관련해서도 "아직까지 그런 상황은 아니지만 인사요인으로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곤혹스러워 했다.

국정원측은 "우리가 청와대 사진사에게 보안의 기본적 사항까지 알려줘야 하는 거냐"라며 "결국 노출된 사람만 피해자이고, 이 때문에 청와대와 우리가 싸우는 것처럼 보일까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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