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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라이어 캐리 내한공연을 보고…/열창의 무대… 열받게 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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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라이어 캐리 내한공연을 보고…/열창의 무대… 열받게 한 진행

입력
2003.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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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저녁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 세계적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의 첫 단독 내한 공연은 화려한 무대 연출과 열창으로 관객을 사로잡았지만 진행 면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이날 예정보다 1시간 20분 가량 늦게 시작된 공연에서 머라이어 캐리는 분홍, 빨강, 금빛 의상에 섹시한 춤을 곁들이며 특유의 '힘들이지 않는 열창'으로 1만3,000여 관객을 열광시켰다.

너무 오래 기다려 지쳤을 법한 관객은 그가 첫 노래 'Heart Breaker'를 부르며 등장하는 순간 고통을 말끔히 잊은 듯 일제히 일어나 형광 막대와 박수의 물결로 그를 맞으며 약 1시간 30분간의 공연에 빠져 들었다.

그는 오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매니저의 아들(22)이 이날 숨진 슬픈 소식을 전하며 추모곡으로 12번째 앨범의 타이틀 곡인 'Through the Rain'을 정성스럽게 불러 한때 숙연한 분위기를 빚었다. 그러나 이내 평소 모습을 되찾아 듀엣 곡 'I Know What You Want'를 거쳐 'You Got Me', 'Fantasy' 등 빠른 노래로 분위기를 고조시켜 갔다.

세계 정상으로 꼽히는 백코러스와 서커스를 연상시키는 무대 연출, 힙합 댄서들의 고난도 춤 등이 다채로움을 가미했다.

'Subtle Invitation'에서는 그의 장기인 고음이 뼈 속까지 스며드는 듯했고, 대표적 히트곡인 'I'll Be There'를 듀엣으로 부를 때는 관객들이 합창으로 호응했다. 서서히 달아 오른 관객의 열기는 마지막 노래 'Honey', 앙코르 송 'Vision of Love'와 'Hero'에서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24일부터 일본 공연을 앞둔 머라이어 캐리는 더 이상 앙코르에 응하지 않아 관객들은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세계적 톱 스타의 면모를 과시한 시원한 공연이었지만 관객들에게 응어리를 남겼다. "일본 공연에 힘을 쏟으려고 대강 하는 태도가 역력했다"거나 "12집에 수록된 노래가 6곡이나 들어가 선전 효과는 있었을지 몰라도 귀에 익은 히트곡이 너무 적게 들어 갔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좌석을 무대를 중심으로 한 부채꼴이 아니라 장방형으로 배치하는 바람에 입장료가 15만원이나 하는 R석에서조차 무대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는 불만도 잇따랐다.

가장 큰 불만은 공연이 1시간 20분이나 늦게 시작됐는데도 "교통혼잡으로 관객들이 늦게 와서 공연이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 방송을 한번 내보냈을 뿐인 주최측의 무성의에 모아졌다. 화려한 무대 연출에 조명 효과가 필수임을 감안하면 서울의 일몰 시간으로 보아 7시 공연 시작은 애초에 무리였다.

주최측 관계자는 공연 시간이나 레퍼토리 등은 전적으로 머라이어 캐리 측의 요청에 따라야 했다고 해명했지만 더 알찬 무대를 꾸미기 위한 사전 협의조차 불가능했다고는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스크린에 머라이어 캐리의 말을 동시 통역해 자막으로 실어주는 등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한 관객 서비스를 외면한 것도 비난을 살 만했다.

/황영식기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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