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면서도 야무진 말솜씨로 인기를 누려온 KBS 황정민(32) 아나운서. 그가 모든 방송인이 한 번쯤 꿈꿔보았을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 진행을 맡는다.23일부터 KBS 2TV에서 월∼금요일 저녁 8시40분에 방송되는 '황정민의 인터뷰'. 그 날 가장 화제가 된 뉴스의 현장을 찾아 관련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어깨가 무거워요. 처음에는 '10년차밖에 안된 제가 어떻게…' 하며 사양했는데 다양한 사람을 만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용기를 냈어요. 그런데 어떻게 하면 인터뷰를 잘 할 수 있죠?"
황씨는 요즘 만나는 사람들마다 조언을 구하느라 바쁘다. '먼저 상대의 긴장을 풀어주라' '너 만의 독특한 개성을 찾아라' 등 주문이 많지만, 그가 내린 결론은 무엇보다 공부를 열심히 하자는 것이다. "인터뷰 기사를 보면 얼마나 알고 썼는지 다 보이잖아요. 적어도 논쟁적 사안에서 한쪽 입장만 대변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겠죠. 신문과 인터넷 보면서 주요 뉴스의 흐름을 파악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그는 뉴스와 교양, 오락 프로를 두루 섭렵했고, '뉴스8'에서 '앵커가 간다'라는 인터뷰를 진행한 경험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PD와 기자, 아나운서 역할을 모두 하라"는 주문을 받아 걱정이 많다. 물론 큰 줄기는 PD와 작가가 잡지만 제작진은 "그의 재기발랄하고 자유분방한 개성을 최대한 살리겠다. 이름을 건 것도 그 때문이다"고 말한다. 그도 "인물 선정할 때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섭외도 되도록 직접 하려고 한다"고 의욕을 보였다.
남 모르게 신경 써야 할 일도 적잖다. 차림새도 그 중 하나. "얼마 전 타이틀을 찍을 때 하이힐 신고 종일 뛰느라 발이 아파서 혼났다"는 그는 "현장을 뛰는 느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단화를 준비하고 옷은 되도록 간편하게 입고 머리도 짧게 자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를 맡으면서 위성2TV '가요@빅뱅' 진행을 접었지만, 2TV '도전! 지구탐험대'와 5년 째에 접어든 2FM '황정민의 FM 대행진'은 계속 맡는다. "특히 라디오는 애착이 가서 'FM 대행진'은 그만 두라는 말을 듣지 않는 한 계속 하고 싶다"고 욕심을 냈다.
지난해 11월 '뉴스8' 앵커를 도중하차한 일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는 여중생 장갑차 사망 사고와 관련한 대학생들의 미군 영내 기습시위를 전하면서 "보기가 부끄럽다"고 말했다가 논란에 말려 물러났다.
"뻔뻔스럽게 보일지 몰라도 저는 당당해요. 그런 일이 벌어지도록 우리는 뭘 했나, 그런 뜻이었는데 오해를 샀죠. 그 상황에서 대학생들 시위를 부끄럽게 여길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오해가 풀렸는지 모르겠지만, 크게 부담 갖지는 않아요. '…인터뷰'를 잘 진행해 새로운 모습으로 평가 받고 싶어요."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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