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수입개방 반대 집회에 참가하려는 농민들이 트럭과 트랙터 등을 몰고 상경 시위를 벌여 20일 경부·중부·호남·서해안 등 전국의 주요 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마비되는 등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특히 경찰이 상경 시위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했으며 농민 50여명이 한때 연행됐다 풀려났다.호남고속도로는 태인과 김제, 서전주 톨게이트 등을 통해 진입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차량 300여대가 서행운전을 하는 바람에 전북 익산 이남 상행선 전구간이 극심한 정체를 보였고 서해안고속도로 군산 톨게이트 이남 구간도 곳곳에서 정체현상을 보였다. 경부고속도로는 칠곡휴게소 부근에서 상경투쟁을 벌이던 화물차 30여대가 경찰과 대치하는 바람에 오전 내내 마비됐다. 그러나 오후 늦게 농민들이 해산하면서 전국 고속도로는 정상상태를 회복했다.
경찰의 상경시위 저지로 당초 전국 97개 시·군에서 농민 9,000여명이 트랙터 등 농업용 차량 6,400여대를 동원,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 당사 앞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반대 농민대회는 1,000여명만이 참가한 채 치러졌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농민들은 "정부가 FTA 등 시장개방 협정으로 농업을 파탄시키고 있다"며 "임시국회에 FTA 협정 비준안이 상정될 경우 30일 대규모 농민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날 여의도 집회에선 농민 한모(42)씨가 이앙기에 불을 붙이며 항의시위를 벌이다 불길이 옆으로 번져 한씨와 인터넷신문 권모(32) 기자가 화상을 입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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