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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 요코 방한 인터뷰/"예술은 세계평화 일구는 공통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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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 요코 방한 인터뷰/"예술은 세계평화 일구는 공통언어"

입력
2003.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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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동안 서울에 오고 싶다는 그리움을 갖고 있었어요. 마치 고향에 온 듯한 기분입니다. "오노 요코(70)가 처음으로 방한했다. 비틀스의 멤버였던 존 레논의 부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20세기 예술계의 뮤즈'라고까지 불린 전위예술가다. 1960년대의 세계적 아방가르드 예술 운동으로 백남준 등이 참가했던 '플럭서스' 형성기에 미술과 퍼포먼스, 음악 등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쳤고 이후 평화, 신뢰의 메시지를 일관되게 외쳐 왔다.

로댕갤러리에서 6월 21일∼9월14일 열리는 회고전 '예스 오노 요코' 개막식 참석차 방한한 그는 20일 오전 전시장을 둘러보고 기자회견을 한 후 세 종류의 퍼포먼스도 펼쳐 보였다.

비교적 작달막한 체구지만 검은색 진 바지에 검은 색 니트 스웨터, 하얀 머플러를 한 채 옅은 갈색 머리를 짧게 커트한 그는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맑은 눈빛을 선글라스 뒤로 반짝이며 정열적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상 혹은 사건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한 마디로 "세상(The World)"이라고 답했다. "서울 전시장을 둘러보고 미국, 유럽과는 다른 아시아 예술의 정서를 강하게 느꼈습니다. 우리는 예술을 통해 여러 아이디어를 가지고 대화하지요. 아이디어는 우리의 몸 속에 흐르는 피와 같아요. 세계가 마음을 열고 호혜적 관계를 이룩하려는 정신세계의 교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어떤 질문에든 '평화'를 강조했다. "어떤 형식의 예술이든, 회화든 설치든 영상이든 내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일관되게 '평화를 상상하라'는 것입니다. 현대 미술의 다양한 조류는 형식에 불과해요. 세계는 하나, 우리는 하나의 몸입니다. 한 나라에 고통을 가하면 우리 모두는 그 고통을 되돌려 받게 됩니다. 이번 전시 제목 중의 '예스'는 세상에 대한 긍정을 말하지요. 예술은 그렇게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공통의 언어입니다. "

사전에 개인사와 관련된 질문은 삼가달라고 주문한 그는 존 레논의 노래 '이매진'에 대한 질문에 "존과 나는 둘 다 예술가입니다. 그 노래는 우리가 함께 상상하고 있던 세계를 그려 본 것"이라고 답하고 최근 개막된 베니스 비엔날레에 '평화를 상상하라(Imagine Peace)'는 작품을 출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노 요코는 1933년 일본의 부유한 은행가 집안에서 태어나 19살 때 뉴욕으로 이주했다. 64년 개념 미술적 첫 작품집 '그레이프프루트'를 냈고 66년 런던 전시회에서 존 레논과 만나 3년 뒤 결혼했다. 이번 전시는 2000∼200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등 6개 미술관을 순회하며 열린 그의 회고전의 아시아 순회전 첫 번째다.

당초 예술가로서의 정체성보다는 존 레논의 아내로만 알려졌던 '너무나 유명한 무명 작가'인 오노 요코의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고, 2000년 국제미술비평가협회 미국지부 전시 최고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40여 년 작품활동의 궤적을 보여주는 회화 조각 영상 설치 사진과 자료 등 125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오노 요코는 21일 오후 2시 삼성생명 국제회의실에서 강연회를 갖고 관객과 대화한 뒤 22일 파리로 떠난다.

/글=하종오기자 joha@hk.co.kr

사진=김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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