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비밀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은 20일 현대가 박지원(朴智元)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건넨 150억원 중 일부가 김석기(金石基) 전 중앙종금 사장에게 흘러 들어간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를 조사중이다.150억원어치 CD를 전환한 관련 수표 중 일부 수표에 배서한 것으로 드러나 전날 특검 조사를 받은 유신종(劉晨鍾) 코리아텐더(구 골드뱅크) 대표측은 이날 "2000년 6월29일 사업상 거래관계에 있던 김 전 사장으로부터 2억원을 받아 회사계좌에 입금시킨 후 일상적인 경비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골드뱅크의 실질적 대주주였던 김씨는 1999년 골드뱅크 주가조작을 통해 66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로 검찰의 수배를 받자 홍콩으로 도피했다.
한편 특검팀은 특검법이 정한 1차 수사기간이 오는 25일 끝남에 따라 수사기간을 30일 연장해 줄 것을 이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특검팀은 청와대에 전달한 '수사기간 연장승인 요청서'에서 "박지원(朴智元·구속)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뇌물수수 혐의 및 국정원 현대 외환은행 등 대북 송금 관련자들에 대한 공소 제기 여부 결정 등을 위해 수사가 진행중이어서 수사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연장 신청 이유를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박 전 실장과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을 재소환, 대질조사를 통해 비자금 전달시점 등을 집중 조사했다. 박 전 실장의 변호인인 김주원(金周元) 변호사는 "특검팀이 당사자간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일방의 주장만을 수용, 현장검증도 실시하지 않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24일 법원에 구속적부심사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