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측이 20일 전산인력 부족에 따른 미결업무 처리를 위해 21·22일 양일간 전산망 전면 가동 중단을 검토했으나 노조측이 이날 밤 늦게 추가로 철수했던 전산직원 28명을 복귀시킴에 따라 일단 주말 전산대란 위기를 넘겼다.그러나 여전히 전산센터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이 평소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전산망 안전유지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파업 이전 329명이 근무하던 전산센터의 현재 가용인력은 조흥은행 직원 45명, 협력업체 대체인력 48명, 금감원 파견직원 6명 등 99명에 불과하다. 더구나 조흥은행 내부 업무를 모르는 대체인력은 업무지원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실제 전산센터를 운영하는 인원은 조흥은행 직원 45명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전산인력 부족으로 이날 현재 대출이나 고객신용관리, 외국환거래 등 일부 업무는 완전 중단된 상태다. 여기에다 매일매일 수(手)작업으로 기존 데이터를 백업센터로 보내 메인 컴퓨터의 용량을 넓히는 '배치(batch)'업무가 불가능해지면서 자칫 전산센터의 과부화마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은행측은 이날 오후 전산인력 부족으로 인한 미결업무 처리와 컴퓨터 과부하 해소를 위해 주말에 전산망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다. 은행 관계자는 "전산망 가동 중단으로 온라인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고객 통지문까지 만들었으나, 다행히 노조가 전산인력 28명을 긴급 지원키로 함에 따라 전산망 중단 계획은 취소됐다"고 말했다.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이처럼 전산망이 위태로운 상태가 계속되면서 전산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월말 임금지급일인 내주 25일을 전후로 급여이체나 예금인출 등 금융거래가 폭증할 경우 과부하로 자칫 전산망이 마비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설사 조흥 전산망이 다운되더라도 다른 은행이 연결된 금융공동망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뿐 아니라, 아직 전산마비를 우려할 단계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휴일인 21, 22일 피로가 겹친 전산직원들도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다소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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