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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이승엽 쾅 "1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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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이승엽 쾅 "1개 남았다"

입력
2003.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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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터졌다.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와 300홈런에 대한 부담으로 4경기동안 침묵을 지키던 이승엽이 단비 같은 홈런을 하나 추가했다. 이승엽은 20일 대구에서 벌어진 SK와의 홈경기 8회 2사2루에서 김태한의 초구 커브를 걷어올려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장외홈런(비거리 125m)을 쏘아올렸다. 이로써 이승엽(20일 현재 26세10개월2일)은 미 메이저리그의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27세8개월6일)가 세운 세계 최연소 300호 홈런 대기록 달성에 마지막 축포만 남겨놓았다.올 시즌 30홈런 가운데 20개를 달구벌에서 기록했던 이승엽은 경기 시작전 "300홈런을 의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고향팬들에게 뭔가 '선물'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특히 이승엽은 올 시즌 SK전 7경기에 출장, 타율 3할2푼4리에 5홈런 1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를만큼 SK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승엽은 스탠드를 가득 메운 홈팬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날도 홈런과는 인연을 맺지 못하는 듯 했다. 8회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기까지 이승엽은 1회 유격수 플라이와 4회 우전안타에 이어 6회와 7회에는 몸에 맞는 공과 볼넷을 얻어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8회말 양준혁의 동점홈런과 진갑용의 역전 투런, 김재걸의 2루타에 이어 박한이가 1루수 실책으로 살아나가는 행운까지 겹치면서 극적으로 타격기회를 맞았다. 강동우의 유격수 땅볼 아웃에 이어 대구팬들의 "홈런" 함성을 안고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초구부터 힘차게 배트를 휘둘러 14일 대구구장에서 현대를 상대로 자신의 시즌 30호이자 298호 홈런을 터뜨린 이후 5경기, 25타석 만에 장쾌한 홈런포를 작렬시켰다.

이승엽의 축포를 앞세워 8회말 6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은 삼성은 그러나 10―5로 크게 앞선 9회초 특급 마무리 노장진이 SK의 소총부대에 난타 당하면서 대거 6실점, 10―11로 다시 재역전을 허용해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삼성의 힘의 야구에 탄탄한 조직력과 매서운 뒷심으로 맞선 SK는 쾌조의 5연승 행진으로 40승 고지에 맨 먼저 안착했다. 복사뼈 부상 후 23일만에 복귀한 디아즈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결승타를 날리는 수훈을 세웠다.

한화와 현대가 맞붙은 수원 경기에서도 9회말 5―7로 뒤지던 현대가 이숭용의 역전 3점 홈런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잠실경기에서는 이리키의 눈부신 완봉 역투를 발판으로 두산이 기아에 6―0 완승을 거두면서 44일만에 꼴찌에서 탈출했다. 마산에서는 LG가 롯데를 6연패의 수렁으로 몰아넣으면서 이날 패한 한화를 제치고 단독 5위로 부상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대구=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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