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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EO 경기침체 안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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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EO 경기침체 안탄다

입력
2003.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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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9·11 테러의 여파 등으로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었던 지난해에도 미국 CEO들의 연봉은 오히려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의 독립적인 기업분석 기관인 코퍼릿 라이브러리가 미국 1,019개 상장기업을 조사해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CEO들은 봉급, 보너스, 기타 부수적 보수 등 현금으로 지급된 연봉으로 평균 120만 달러(약 14억원)를 받아갔다. 전년도보다 17% 가까이 늘어난 액수다.

세부적으로는 보너스가 9% 늘어난 45만 1,000달러였고, 장기적인 인센티브를 위해 지급되는 보수는 무려 2배 가까이 급증한 평균 90만 달러였다. 인센티브 보수란 보통 3년을 기간으로 회사가 전략적인 목표를 달성했을 때 CEO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단기적인 주가상승보다는 장기적인 기업실적에 더 초점을 맞춰 이뤄진다. 에너지 업체인 코노코필립스사(社)의 CEO J.J. 멀바는 지난해 1,497만 7,500달러를 받아 이 부문 최고를 기록했다.

CEO들의 이 같은 연봉 급등은 같은 기간 기업들이 경기침체에 시달리면서 기업가치(주가)가 평균 23% 폭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번 조사에서 특이한 것은 CEO들의 연봉이 현찰로 지급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이는 1990년대 인센티브제의 모델이 되다시피한 스톡옵션이 주가하락 시 매력을 주지 못하는 데 따른 현상이다.

스톡옵션을 이용한 전통적인 연봉 계산법을 사용하면 지난해 회계부정 스캔들을 일으켰던 산업기기업체 타이코 인터내셔널의 임원이었던 데니스 코즐로우스키 CEO와 마크 스워츠 재무책임자(CFO)가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스톡옵션을 받아 여전히 최고소득층에 등재돼 있다.

이처럼 급증한 인센티브 보수에 대해 사회적 평가는 분분하다. 기업실적과 경기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동떨어진 보수체계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가 하면, 외부여건에 휩쓸리지 않고 CEO의 능력을 정확히 판단하고 부각시킬 수 있다는 옹호의 소리도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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