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0일 최근 노조들의 집단 행동과 관련, "정부가 명분 있게 일하고도 노조와 위약(違約)한 것처럼 몰리고 있다"면서 "명분에서 밀리지 않았으면 반론하고 싸우라"고 적극 대처를 당부했다.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지방경찰청 강당에서 중앙부처 실·국장급 공직자 700여명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공무원들이 착실하게 일해 주고 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처럼 몰리고 가만 있느냐"며 거듭 강경대응을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조흥은행 파업사태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이 꼭 위약이라도 한 것처럼 계속 몰리고 있다"면서 "무슨 문제든 공무원들이 뿌리를 뽑는 자세로 일해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철도노조의 파업을 거론, "정부가 대폭 양보했는데 두 달이 안 되서 파업을 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하는데, 정부가 불이행한 게 하나도 없더라"고 비난했다. 노 대통령은 "조합원에게 편지라도 보내 노조 지도부가 거짓말하면서 파업을 위한 파업을 한다고 호소하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전년도에 비교하면 대단히 안정돼 있는데 오늘 노사관계가 초점이 돼 있다"면서 "(신문이) 면은 많고 쓸 것은 없고 그것밖에 더 있나"라며 언론에 불만을 표출했다. 노 대통령은 '개혁주체세력 형성론'에 대해 "제가 (공무원에게) 줄서라고 농담한 것을 가지고 정말 쓸 게 없나 봐요"라면서 "신문들이 앞으로 쓸 게 없도록 한번 해 봅시다"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공무원들의 골프와 관련, "나도 남 따라 가서 골프를 해 봤는데 자꾸 꿀리더라"면서 "그래서 접대 골프 받지 말라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 TV를 보니 공무원들이 골프장에 안 간다고 해 가슴 아팠다"며 "개혁을 성공시킨 부처에 법인 회원권을 사주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개혁주체 세력을 쥐와 관련된 우화에 비유, "쥐 열 마리를 가두고 물 건너 음식을 놓아두면 여섯 마리는 가져오고 두 마리는 굶어죽고 두 마리는 뺏어 먹는단다"면서 "항상 발목 잡는 사람이 있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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