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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책꽂이

입력
2003.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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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빗소리 /서승연 지음"더러는 세게, 더러는 약하게, 우산 위로 후두둑 떨어지는 비에는 아늑한 그리움 한 자락이 묻어난다." 수필가 서승연씨의 귀에 들리는 빗소리에는 푸른 색이 입혀져 있다. 어렸을 적 빚쟁이들의 방문으로 가난이 현실이 됐음을 알게 되던 날에 비가 내렸다. 그 순간이 가슴에 남겨졌고 시간이 지난 뒤 수필로 씌어졌다. 어렸을 적 기억을 담은 '푸른 빗소리' 등 수필 50편이 실렸다. 교음사 8,000원.

지구영웅전설 /박민규 지음

"내 이름은 바나나맨.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과 함께 이 지구를 지키는 슈퍼특공대의 일원이다!" '겉은 노랗지만 정신은 하얀' 바나나맨은 슈퍼특공대의 들러리가 되어 폼이나 재는 것이 운명이었다. 문학동네 신인작가상 수상작 '지구영웅전설'은 '반미(反美)소설'이다. 미국이 창조한 만화 속 영웅의 심부름을 하면서 뿌듯함을 느끼는 한국의 초등학생 '바나나맨' 이야기는 무거운 주제를 담되 가벼운 그릇을 택했다. 참신하고 유쾌하다. 문학동네 7,500원.

비타민F /시게마쓰 기요시 지음

가족(family), 아버지(father), 친구(friend), 주먹(fight), 연약함(fragile), 행운(fortune), 픽션(fiction) 등 f로 시작되는 단어를 키워드로 삼은 단편 일곱 편. 가족이란 한없이 미워하다가도 무한히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관계다. 현대 가족의 초상을 솔직한 문체로 그린 이 작품집으로 시게마쓰 기요시는 일본 최고 권위 문학상인 나오키(直木)상의 제124회 수상자가 됐다. 소담출판사 9,000원.

1984 /조지 오웰 지음

탄생 100주년을 맞아 새로 출간된 조지 오웰의 대표작. 작가가 예언한 1984년은 언어와 역사가 통제되고, 성 본능은 오직 당에 충성할 자녀를 생산하는 수단으로만 억압되며, 기술매체를 이용한 획일화와 집단 히스테리가 난무하는 악몽 같은 전체주의 사회다. 그것은 소설이 씌어진 1948년 당시 구 소련의 전체주의 현실을 풍자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1984년'은 인류가 언제든 전체주의 권력의 끔찍한 유혹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유효한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민음사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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