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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떠도는 자금" 방황 끝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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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떠도는 자금" 방황 끝났나

입력
2003.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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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을 떠난 시중 부동자금이 카드사들의 후순위 채권이나 상장·등록기업의 공모주 투자로 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정부의 강력한 부동산투기 억제정책과 금리인하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들이 은행 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성만 확보되는 상품이면 어디든 몰려다니는 '게릴라식' 자금이동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한국 주식 '사재기'와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증시가 상승흐름을 타면서 고객예탁금과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늘어나는 등 개인 자금도 증시 주변을 기웃거리고 있어 앞으로 시중 자금의 본격적인 주식시장 이동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후순위채 인기상한가

19일 마감한 삼성카드 후순위 전환사채(CB) 판매에는 발행액(8,000억원)의 3배가 넘는 총 2조7,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전환사채 발행 주간사인 삼성증권 창구에는 이날 많은 청약 인파가 몰렸으며 산업은행을 비롯한 대우·대신·동원·미래에셋·굿모닝신한증권 등에도 5,000억원 이상의 청약이 이뤄졌다. 이 같은 개인들의 청약 열기로 순위가 뒤지는 기관투자가들은 CB를 전혀 배정받지 못하게 됐다.

후순위채는 다른 채권보다 변제 순위가 뒤지지만 발행 회사의 신용도가 높을 경우 안정적인 고금리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대캐피탈이 18일 판매한 1,000억원 규모의 2차 후순위채도 높은 금리(9.2%)에다 매월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분리과세도 가능한 상품이어서 투자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았다.

다시 돈 몰리는 공모주 청약

증시가 상승분위기로 돌아서면서 공모주 투자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거래소 상장예정인 무선인터넷 업체 유엔젤의 공모주 청약 마감일인 19일 주간사인 미래에셋증권 등에는 2조1,290억원의 청약자금이 몰렸으며 최종 경쟁률도 811.56대1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본부 심정목팀장은 "증권시장이 살아나는데다 기업 가치와 수익성·성장성이 높아 투자 자금이 한꺼번에 몰렸다"고 말했다.

19∼20일 이틀간 코스닥등록을 위한 공모주 청약을 받는 썸텍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의 문의도 빗발치고 있다. 지난달 중순 공모 때 주목을 받았던 코스닥 게임업체 웹젠의 경우 공모주 청약 최종 경쟁률이 1,541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안정대책이 이어지고 있고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있는 만큼 경기 회복과 증시의 추세적 상승에 대한 확신이 생길 경우 하반기 시중자금 가운데 8조원 가량이 증시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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