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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불길한 6월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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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불길한 6월 태풍

입력
2003.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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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 태풍 소델로가 19일 대한해협을 거쳐 나가면서 남해안 곳곳에 폭우를 퍼부었다. 낙동강 유역을 비롯하여 작년 태풍과 폭우에 큰 피해를 보았던 지역의 복구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소델로가 몰고온 수재가 겹쳤다. 정부와 지자체는 태풍의 이동을 잘 관찰하여 재난을 예방하고, 또 피해가 생기더라도 이를 최소로 줄이는 방재체제를 잘 가동시켜야 할 것이다.그런데 왜 이렇게 태풍이 예년에 없이 일찍 한국으로 불어오는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우리나라에 태풍이 부는 정상적인 계절은 7월 이후이다. 그 이전에 발생하는 태풍은 거의 일본쪽으로 빠지는 것이 과거 태풍의 진로 패턴이었다. 소델로 같은 6월 태풍은 26년만의 일이다.

이른 태풍이 자꾸 한국쪽으로 진로를 택하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다. 혹시 지구 온난화가 촉진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근년에 전 세계적으로 강수 패턴이 전에 없이 격렬해지고, 극단적으로 변하는 것을 놓고 많은 과학자들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기억에도 끔찍한 작년의 태풍 루사도 그런 범주로밖에 달리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태풍발생이 빨라지는 것은 우리에게 불길한 징조이다. 농작물 피해뿐 아니라 과거와 다른 재난방지책이 강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강원도 일대는 작년의 수해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어떤 기상재난이 닥칠지 모른다. 태풍도 그렇지만 근년의 기상패턴을 보면 게릴라성 호우가 전국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이런 기상패턴 변화가 일시적이라고 안심할 수가 없다. 정부는 한해 한해의 재난방지대책이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의 차원에서 장기대응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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