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2' 이성원(27·LG)이 마침내 '장사의 한'을 풀었다.7차례 결승에 올랐으나 단 한번도 꽃가마를 타지 못했던 이성원이 19일 전남 장성군 홍길동체육관에서 벌어진 2003세라젬배 장성장사씨름대회 금강급(90㎏이하) 결승전에서 김유황(22·현대)을 3-0으로 제압하고 생애 처음으로 황소트로피를 안았다.
닉네임 '넘버2'는 준우승을 많이 한 탓에 붙여진 별명. 1999년 인하대를 졸업하고 입단한 그는 첫해부터 잇따라 8강에 진출하며 한라급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이듬해엔 4차례 연속 결승에 진출, 새로운 강자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모제욱(LG), 김용대(현대), 윤문기(은퇴)의 벽에 막혀 번번이 정상문턱에서 주저앉았다. 4차례 준우승은 곧바로 슬럼프로 이어졌고 2000년 말에 무릎까지 다쳐 1년을 허송세월했다.
그런 그에게 인생역전의 기회가 왔다. 12년만에 금강급이 부활한 것. 평소 95㎏이던 체중까지 줄이며 한라급에서 금강급으로 옮겨 '장사의 꿈'에 도전했지만 이도 만만치 않았다. 시즌 첫 대회와 두번째 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했으나 '작은 이만기' 장정일(현대)에게 무릎을 꿇었다.
최성남(LG), 장정일(현대)을 꺾고 결승에 오른 이성원은 이날 첫째판과 두번째판에서 김유황을 잡채기로 모래판에 눕혔다. 셋째판에서 뒤집기로 승부를 마감한 이성원은 7전8기끝에 장사의 꿈을 이뤘다.
/장성=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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