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9일 "이제는 걸으면서 생각해야 하겠다"며 "생각할 때는 생각하고, 일할 때는 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 말은 취임 이후 북핵 문제와 파업 등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데 대한 호흡조절로 보인다.또한 거친 표현과 감정적 대응으로 국정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에 대해 노 대통령이 처음으로 자성의 모습을 비친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옛날 한때 우리가 '뛰면서 생각한다'는 구호를 제창하면서 일했던 때가 있었는데 그동안 우리가 그랬던 것 같다"라며 "뛰면서 생각하니까 헷갈리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정책자문기획위원회 위원과의 오찬에서도 "'뛰면서 생각하라'는 말을 근사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말이 안 된다"며 "그런데 상당기간 그렇게 살아 왔다"고 다시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나는 표를 깨는 대통령이 아니라 마지막 대선까지 표를 얻어주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며 "이제는 생각할 땐 멈춰 생각하고, 갈 땐 가고 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말을 많이 들었다. 언론에서 제일 많이 들었고, 선생님들에게도 들었다"면서 "그러면서도 잘 될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으니 믿음을 갖고 도와달라는 뜻으로 이런 말을 한다"고 부연 설명을 했다.
윤태영 대변인은 "그동안 급한 일이 너무 많아 부지런히 뛰었지만 이제 가닥이 잡혔으니 차분하게 풀어가자는 뜻"이라며 대통령의 자성으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조급하게 문제를 풀면서 감정적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어느 정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주희기자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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