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9년 6월20일 프랑스 작곡가 자크 오펜바흐가 독일 쾰른에서 태어났다. 1880년 파리에서 몰(沒). 오펜바흐의 본명은 야콥 레비 에베르스트다. 아버지 이삭 유다 에베르스트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교외 오펜바흐암마인 출신이어서 오펜바흐를 예명으로 삼았다. 이름에서 전형적으로 드러나듯 유대인이다. 14세에 파리로 가 파리음악원에서 첼로를 배우며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오펜바흐는 프랑스 제2제정 시대의 대표적인 오페라부파(희극 오페라) 작곡가다.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것은 '지옥의 오르페우스'를 발표하고 나서다. 1858년 10월 파리에서 초연된 이 4막 오페레타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그리스 신화의 오르페우스 얘기를 소재로 삼았다. 그러나 이 작품 속에서 오르페우스 전설은 썩 뒤틀려있다. 아내 에우리디케에게 권태를 느끼던 오르페우스는 지옥의 대왕 플루토가 아내를 납치하자 내심 좋아하다가, 여론에 떠밀려 할 수 없이 지옥으로 가 아내를 구한 뒤에도 뒤를 돌아보면 아내와 헤어지게 된다는 점을 이용해 일부러 뒤를 돌아본다는 것이 그 줄거리다. 그러니까 오펜바흐가 '지옥의 오르페우스'를 통해 비꼰 것은 제2제정 시대의 위선만이 아니라, 그 때까지 나왔던 '진지한' 오르페우스 오페라들이기도 하다. 오르페우스 전설은 17세기 초 오페라가 생긴 이래 몬테베르디, 글루크를 비롯한 여러 작곡가들의 오페라 제재가 되어왔다.
오펜바흐는 이 작품 외에도 '아름다운 엘렌'(1864) '제롤스탱 공작 부인'(1867) 등으로 그 시대 오페라 관객을 열광시켰다. 당시 유행하던 왈츠와 캉캉 따위의 무곡을 편곡해 작품 속에 과감히 삽입한 것도 인기의 한 비결이었다. 미완의 작품 '호프만 이야기'는 동료 에르네스트 기로의 손에서 마무리돼 그가 죽은 이듬해에 초연되었다.
고종석/논설위원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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