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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 기쁨 뒤에는 평화와 넉넉한 마음이…" / 윤종모 신부 "나무마을 윤신부의 치유명상"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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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 기쁨 뒤에는 평화와 넉넉한 마음이…" / 윤종모 신부 "나무마을 윤신부의 치유명상" 출간

입력
2003.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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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은 마음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는 도구입니다." 대한성공회 프란시스성당 관할사제 윤종모(55) 신부가 '나무마을 윤신부의 치유명상'(정신세계사)이라는 명상서적을 펴냈다. 나무마을(木村)은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가 지어준 그의 호이다. 서울 중구 정동 성공회 대성당에서 만난 그에게 개신교의 성직자가 명상을 하고, 더욱이 책을 쓴다는 것은 희귀한 일이라고 하자 "명상을 불교나 인도의 종교와 관련시켜 바라보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기독교도 본래 명상의 전통이 강했는데 종교개혁 이후 말씀을 강조하다 보니 그 전통이 약화됐을 뿐"이라며 "요즘 개신교 신자들이 많이 하는 '큐티'도 명상의 하나"라고 말했다.그가 생각하는 명상이란 바쁜 일상생활을 잠시 멈추고 눈을 감고 고요히 앉아 자기 마음을 들여다 보는 행위이다. 그렇게 들여다보면 바른 느낌과 생각, 깨달음을 얻을 수 있고 좀더 깊어지면 지극한 정신적 기쁨을 느끼는 '절정 경험'을 통해 마음의 평화와 위로를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권력이나 섹스, 마약의 즐거움은 나중에 쓸쓸함과 허무, 고통으로 끝나지만 명상의 기쁨 뒤에는 평화와 넉넉한 마음이 남습니다."

윤 신부가 명상을 처음 경험한 것은 1990년대 초 캐나다 알버타 대학에서 공부할 때였다. "영하 30∼40도의 매서운 추위라 밖에 나가지 못하고 수녀원의 명상방에서 하루 종일 지내게 됐는데 세미나, 숙제 등 스트레스로 머리가 아프고 어깨가 무거운 증세가 씻은 듯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 때는 명상을 알지 못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대로 명상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경험이 기독교 상담학을 공부하고 있던 그를 자연스럽게 명상의 세계로 이끌었다. 상담학의 과목인 '영성치유''자아초월 심리치료'등에서 명상을 치유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귀국 후 성공회 대학에서 9년 동안 상담학을 강의하면서도 명상의 세계를 탐색하고 명상 기법을 상담에 활용했다. 지금은 서울신학대, 가톨릭대, 연세대 신학대학원 등에서 강의하면서 명상을 가르치고 있다. 윤 신부가 하는 명상은 호흡 명상, 촛불 명상, 산책 명상, 우주 에너지 명상, 보디 스캔 등 다양하지만 자연 속에서 하는 명상이 가장 효과적이 것 같다고 했다. 요즘은 프란시스 성당이 있는 대구의 팔공산 수택골의 숲속에서 명상을 즐긴다.

"명상을 하다 보면 미워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듭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의 말씀은 실천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명상을 해보면 미워하는 사람이 불쌍해지고 나중에는 안아주고 싶게 됩니다." 윤 신부는 특히 개신교 신자들에게 명상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릴 것을 당부했다. "틱낫한 스님이나 헨리 나우웬 신부나 내게는 다 똑같습니다. 그들이 명상 속에서 깨달은 것은 다르지만 명상 그 자체는 같은 것입니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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