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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완씨 돈세탁 수법/물물교환式 CD환전 → 가·차명 입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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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완씨 돈세탁 수법/물물교환式 CD환전 → 가·차명 입금

입력
2003.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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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이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달됐다고 밝힌 150억원은 사업가 김영완(50)씨의 주도로 치밀하게 세탁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19일 "양도성예금증서(CD)의 돈세탁 총지휘자는 김씨"라고 못박았다. 특검팀은 또 "돈세탁이 매우 치밀하게 이뤄져 자금추적에 상당 기일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특검팀은 김씨가 2000년 4월 중순 박씨로부터 1억원권 CD 150매를 받은 뒤 이후 3개월 이상 현금화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CD 150매중 하수인격인 임모씨(해외출국)와 명동 사채업자 장모씨를 통해 140매를, 나머지 10억원 어치는 자신이 직접 세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건설측이 4월 7일 자사 직원 명의로 매입한 CD는 김재수 구조조정본부장이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에게 건넨 것으로 확인됐고 만기 1개월, 3개월, 6개월 짜리가 각각 50장씩이다.

김씨는 임씨에게 140억 세탁을 지시했고 임씨는 장씨에게 실무를 맡겼다. 장씨는 2000년 5월30일 조모씨 명의의 K증권사 계좌에 3개월물 CD 50매를 입고한 뒤 같은날 D보험사에 매각, 조씨의 K은행 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또 7월 26일 부인 황모씨의 증권사, 은행 계좌를 이용해 6개월물 CD 50매를 세탁했다. 1개월만기 CD 중 10매는 수표로 교환됐는데 이중 일부에서 유신종 코리아텐더 대표의 배서흔적이 드러났으며 나머지 40매도 상당 부분 수표로 교환됐다.

김씨의 주도면밀함은 CD를 모두 다른 시점에 현금화해 타인 명의의 수십개 가·차명계좌로 분산 입금한 점에서 엿볼 수 있다. 임씨와 장씨의 세탁 과정에는 김씨의 금융컨설팅업체 J& C 캐피탈 직원 10여명이 가담, 100여단계가 넘는 파생거래도 이뤄졌다. 김씨가 타인 명의와 도장을 빌려 통장을 개설하고 CD 환전금을 가·차명계좌에 입금시키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 직원들은'회사운영자금이 필요하다'며 지인들인 CD 매입자들에게 현금을 일시불로 전액 지급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차명 계좌주에는 타이어가게 사장, 삼청동 음식점 주인 등 일반인들도 포함돼 있었다. 특검팀은 김씨의 가·차명 계좌 현금을 박지원씨가 사용했는지에 대해 수사중이나 박씨는 "김씨는 이익치 전 회장의 친구이고, 150억원은 받은 적도 없다"며 혐의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씨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김씨는 지난 3월 이미 출국한 상태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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