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의 한 마을에서 2명의 노인이 이웃 집 개들에게 물려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경찰이 첫 사건에 안이하게 대처, 두 번째 희생자가 같은 개들에게 물려 숨졌다며 경찰을 비난하고 있다.18일 오전 6시께 전남 고흥군 대서면 금마리에서 주민 박모(73)씨가 이웃 장모(60)씨 소유의 개들에 물려 숨졌다. 박씨는 먼저 3마리의 개에 물려 쓰러졌으며, 뒤따라온 다른 개 3마리도 박씨를 공격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8일 사망한 같은 마을 주민 장모(82)씨도 같은 개들에 물려 희생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장씨가 습격을 당한 현장 주변에서 이웃 장씨 소유의 개가 발견됐으나 경찰이 증거불충분으로 풀어준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들은 "개의 몸에서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혈흔이 발견됐고 사건 현장 주변에 개 발자국과 털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는데도 목격자가 없다는 이유로 개들을 그대로 놔뒀다"고 주장했다. 특히 장씨 유족들은 "사건 발생 후 전남경찰청 홈페이지에 수 차례에 걸쳐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는데도 수사를 40여 일이나 질질 끌어 제2의 참사가 터진 것은 경찰의 직무유기"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개의 몸에서 발견된 혈흔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 결과가 나오는 대로 개 소유주를 입건할 방침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두 번째 사건이 발생했다"며 "장씨에게 감정결과가 나올 때까지 잘 간수해 달라고 개들을 맡겼는데 관리가 허술해 우리를 뛰쳐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날 개 주인 장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하고 장씨 소유의 8마리를 모두 도살했다.
/고흥=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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