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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경찰관이 납치행각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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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경찰관이 납치행각 "충격"

입력
2003.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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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경찰관이 증권브로커와 공모, 부유층을 상대로 금품을 노린 납치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내고도 신원을 공개하지 않아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서울 송파경찰서는 18일 주가 조작으로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모은 전직 증권사 직원을 납치, 금품을 빼앗으려 한 강모(30)씨 등 2명을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하고, 납치를 지시한 증권브로커 조모(45)씨를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수사과정에서 조씨를 알게 된 서울 강남경찰서 마약반 한모(36) 경사는 "납치가 성공하면 술집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조씨의 제의를 받고 공범 강모(30)씨 등과 함께 전직 증권사 직원으로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모은 김모(34)씨를 사흘 동안 미행했다. 한씨 등은 4월15일 밤 11시께 송파구 모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귀가하던 김씨를 흉기로 위협, 납치하려 했으나 김씨가 완강히 저항하는데다 경비원이 달려와 납치를 포기하고 도주했다. 김씨는 증권사에 근무하면서 주가조작 과정에 개입,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모았으며 이달 초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한씨는 김씨 납치에 실패하자 5일 뒤인 4월20일 새벽 1시께 강씨 등 조씨의 고향 후배 3명과 함께 양천구 신정동 모아파트에서 역시 주식투자로 거액을 모은 김모씨를 납치했다. 조씨 등은 김씨로부터 현금 6,800여만원을 빼앗은 뒤 김씨가 재산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고 21일 오전 10시30분께 김씨를 폭행한 뒤 풀어줬다. 피해자 김씨 신고를 접수한 양천경찰서는 지난달 8일 경찰관 한씨 등 2명을 검거해 구속했으며, 한씨는 이에 앞서 4월21일 사표를 제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결과 한씨는 부업을 하면서 지게 된 빚을 해결하기 위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조씨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주식·채권 투자 알선을 한 뒤 수수료를 챙기는 증권브로커 일을 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이용, 납치대상을 물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한씨를 수사했던 양천경찰서는 한씨가 범행당시 경찰관이었다는 사실을 숨긴데 이어 공범을 검거한 후 관련사건을 조회해온 송파경찰서에도 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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