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정혜영(30)은 나이에 비해 훨씬 앳돼 보인다. 올해로 데뷔 10년 째. 아줌마 연기자 대열에 접어든 탤런트 윤혜영 등이 동기생이다. 그녀를 두고 방송가에서는 10년이 지나도 똑 같다는 얘기를 한다.새침데기 같은 그녀가 '인어아가씨' 후속 MBC 일일연속극 '백조의 호수'(월∼금 오후 8시20분·30일 첫 방송)의 여주인공을 맡았다. 극중 나이는 스물 넷. 몰락한 집안의 둘째 딸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다가 회사 창업주의 아들과 결혼하는 착한 여자 고은정 역이다.
정혜영은 1월 종영한 KBS 일일극 '당신 옆이 좋아'에서 언니의 애인을 빼앗는 악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촬영장에 구경 온 사람들로부터 "쟤 나쁜 년이잖아"라는 손가락질까지 받았을 정도. 이번 주인공 발탁은 연기 변신 요구이자 도약의 기회이다.
전작 '인어아가씨'의 주연 장서희가 일약 신데렐라가 되면서 저녁 일일연속극이 MBC의 간판 드라마로 자리 잡은 때문이다.
그러나 장서희와 '바통 터치'하는 그에게서 부담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아요. 하지만 부담은 없어요. 급하게 캐스팅이 결정돼서 그렇기도 하고요. 이상하게 별로 떨리지 않고 재미있게 찍고 있어요."
그녀는 악역 이미지가 굳어질까 걱정하던 차여서 캐스팅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했다. 반면 MBC는 장서희의 뒤를 이을 여주인공 캐스팅에 고심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한때 경쟁 드라마였던 '인어아가씨'에 대한 평가도 거침없다. "드라마는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예정대로 끝나야 좋아 보여요. '인어아가씨'는 무리하게 연장하다 보니 억지스러운 장면이 자주 연출됐어요. 그래도 서희 언니 같은 경우는 드물 거예요. 정말 연기를 잘 했지요. 그게 사람들이 저한테 관심을 쏟는 이유인 것도 알고 있어요."
그녀는 다양한 색깔을 가진 자신의 얼굴을 장점으로 꼽았다. "제 얼굴이 어떻게 보면 착해 보이고, 또 어떤 때는 얄밉게 보이기도 한대요." 그러고 보니 평소 새침하고 깔끔한 이미지부터 MBC 시트콤 '연인들'에서의 망가지는 연기, 그리고 '당신 옆이 좋아'의 재희 역까지 연기 변신이 꽤 다채로웠다.
그녀는 자신의 앳된 목소리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감독님께도 몇 번 지적 받았는데, 철부지 엄마도 나무라야 하는 역이어서 어른스러운 말투를 연습하고 있어요." 시트콤 '연인들'에서 촌스러운 줄무늬 트레이닝 슈트 패션을 유행시킨 그는 이번에는 어른스럽고 점잖은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허리까지 내려왔던 긴 머리도 잘랐다는 그는 "10년 경력에 비하면 출연작은 그리 많지 않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저를 확실히 알려드리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백조의 호수"는…
'전원일기', '한지붕 세가족', 주말연속극 '사랑은 아무나 하나' 등을 집필한 김진숙 작가와 서민들의 애환을 그린 '달수 시리즈'로 유명한 오현창 PD가 호흡을 맞춘 코믹 터치 가족 드라마.
가족에 헌신적인 은정(정혜영)이 고시생 남자친구(이주현)와 헤어지고 회사 창업주 아들(김찬우)과 결혼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장녀지만 집안보다는 자신의 미래에 더 관심이 많은 철없는 언니 은아 역에는 김지영이 캐스팅돼 연기대결을 펼친다. 개그맨 서경석이 군 제대 뒤 드라마에 복귀한 것도 눈에 띈다. 그는 은정네가 세 들어 사는 주인집 아들 황재 역을 맡아 '파파 보이'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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