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와 동화의 차이는?만화는 그림, 후자는 글을 위주로 하지만 만화에도 글이 있고, 동화에도 그림이 있다.
두 장르 모두 어린이가 주요 독자층이고, 소재와 이야기의 구성 등도 비슷하다. 그래서 만화가가 동화를 쓰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올 하반기에는 만화가들의 동화책 내기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 냈던 만화를 동화로 옮기거나 아예 동화를 준비하고 있는 작가들도 많다.
'머털도사'의 이두호(세종대 교수)씨가 동화 '꼬꼬댁'(행복한 만화가게)을 냈다. 2001년 서울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당시 '한국대표만화가 10인 작품집'에 포함됐던 같은 이름의 단편 만화를 동화로 옮긴 것이다. 원작 만화를 번역가 연진희씨가 동화로 각색했고, 이씨는 삽화를 그렸다.
'머털도사'같이 널리 알려지지도 않았고, '객주'처럼 대작도 아니지만 동화로 읽히기에 알맞은 내용이다. 전쟁 후 피난민들이 따옥이네 집 주변에 몰려와 판자집을 짓고 산다. 따옥이는 친구가 많아져 신이 나지만 따옥이 아빠는 노름판에 빠져 버린다. 달걀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따옥이네 집에서는 연이어 닭을 도둑맞는다. 어느날 밤 드디어 도둑이 발각되고 그 정체가 탄로나면서 극적 반전이 일어난다.
이 씨는 "10년 전 머털도사를 동화책으로 낸 적이 있었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며 "동화 꼬꼬댁은 원작 만화를 그대로 재미있고 아름답게 묘사해 읽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각색한 동화에 맞춰 새로 그림을 그렸다. 황토 빛 색조의 정교한 그림이 동화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7월 말쯤에는 2000년 TV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던 김수정씨의 '일곱 개의 숟가락'이 동화로 옮겨져 나올 예정이다. 90∼92년 소년 점프에 연재됐던 작품으로 부모 없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다섯 아이들의 이야기다.
이희재, 정연식, 강모림씨 등은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동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희재씨는 아홉 살 짜리 여자 아이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어머니를 찾아 200리 길을 가는 내용의 그림만화 '간난이'(가제)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밑그림 그리고 있으며, 하반기에 완성할 예정이다.
'또디'의 작가 정연식씨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동전을 소재로 한 작품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출소녀와 동전에 얽힌 이야기이다. 순정만화작가 강모림씨가 낼 동화의 제목은 '달래하고 나하고'이다.
만화가들이 동화를 내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만화가 본인이 평소 동화를 쓰고 싶어한 경우도 있고, 이왕에 나온 만화를 다른 형식으로 바꿔 팔아보겠다는 전략인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든 만화의 영역을 넓히고, 두 영역의 독자를 공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만화가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도 일조를 할 것 같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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