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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기독교회관 시민운동메카는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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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기독교회관 시민운동메카는 "옛말"

입력
2003.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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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토론하고 사업을 준비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질 겁니다."한때 시민운동의 '메카'로 불렸던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에 입주해 있던 시민·사회단체들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모두 회관을 떠나게 됐다.

18일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올 2월 중순께부터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반부패국민연대' '녹색교통'이 회관측의 임대료 인상요구를 감당못해 이삿짐을 싼데 이어 지난달 26일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녹색소비자연대'마저 회관을 떠났다.

이들이 회관을 떠난 주된 이유는 최근 급등한 임대료 때문. 반부패국민연대 김정수 정책실장은 "외환위기 당시 관리비만 내는 조건으로 시민단체들을 대거 입주시켰다가 최근 임대수요가 많아지자 손바닥 뒤집듯이 밖으로 내모는 회관측의 염량세태(炎凉世態)에 서운함까지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서울 효창동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녹색소비자연대 김진희 상담실장도 "시민단체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대신 상업적 목적의 단체들이 잇달아 빈자리를 채우면서 건물이 지녔던 사회적 의미도 퇴색해버린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회관측은 1997년 말 외환위기 당시 건물 유지가 어렵자 관리비 수준의 돈만 받는 조건으로 재정이 열악한 시민단체들을 대거 유치했으나 최근 임대료 현실화 방침을 내세워 최고 2∼10여배에 달하는 임대료 인상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비싼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시민단체들이 하나 둘 회관을 떠나기 시작, 2000년 당시 30여개에 달했던 시민단체들이 함께 기자회견과 토론회, 공청회 등을 열었던 상징적인 회관의 모습은 시민운동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이에 대해 기독교연합회관측은 "입주하려는 업체들이 줄을 선 상황에서 임대료를 감당못한 시민단체들이 회관을 떠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현실론'을 내세웠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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