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일땐현재 정상적인 혈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도 신체활동이 없다면 조금씩이라도 운동하는 사람보다 고혈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50% 높다. 가벼운 고혈압 환자는 매일 30∼45분 일주일에 3∼5일 걷기만 해도 혈압을 조절할 수 있다.
피해야 할 운동
고혈압 환자는 운동양식과 운동의 효과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자칫 혈압을 높이는 운동도 있다. 예컨대 팔씨름을 하면서 힘만 주는 운동(등척성운동)은 최고 혈압을 상승시킨다. 서서 벽밀기, 주먹을 꽉 쥔 상태에서 움직이기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일상생활 중 화장실에서 힘을 주거나, 물건을 못 들어올리고 힘만 들이는 것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다.
격렬한 무산소 운동도 혈압을 상승시킨다. 100미터 달리기, 역기운동, 축구나 배구 도중 전력질주 등이 해당된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피해야 한다.
안정시의 최고 혈압이 180㎜Hg이상, 또는 최저 혈압이 110㎜Hg이상인 사람은 운동이 금기로 되어 있다. 일단 약물요법으로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합병증이 없다면 걷기 정도의 운동은 위험이 없고 효과가 좋기 때문에 장려되고 있다.
적당한 운동강도
적정한 운동강도는 최대 산소섭취량의 60%이다. 최대 산소섭취량은 병원에서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최대 산소섭취량을 모를 경우엔 최대 심박수(220-나이)를 기준으로 60% 정도로 맞출 수 있지만 심박수는 혈압약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다소 부정확하다.
때문에 운동강도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스스로 느끼는 운동자각도다.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뒤 5분정도 지나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 약간 힘들다고 느낄 정도, 운동을 하면서 휘파람을 불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하다(최대 산소섭취량의 60%에 해당). 운동을 하면서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기 힘들거나, 휘파람을 불지 못한다면 60% 강도를 넘어서는 것이므로 운동강도를 낮추어야 한다.
운동할 때 심하게 피곤하거나 가슴통증, 토할 것 같은 느낌, 어지러움, 두통이 있을 경우 의사와 상의한다. 특히 최대혈압이 200㎜Hg를 넘지 않아야 한다.
운동요령
1시간 이내의 유산소운동을 주3회 이상 하도록 한다. 적절한 운동종류는 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타기, 줄넘기, 크로스컨트리, 스키, 계단오르기, 노젓기 등이다. 등척성운동이나 역기운동은 피해야 하지만 가벼운 무게를 들어올리는 근력운동은 괜찮다. 가벼운 무게란 최대한 들어올릴 수 있는 무게의 40∼60%로 한번 운동할 때 20∼30번 들어올릴 수 있는 정도다. 이 정도 무게를 한번에 15∼20번 들기를 반복하면 된다. 2∼3번밖에 들 수 없는 무거운 무게를 들 경우 혈압을 높이므로 해선 안 된다. 특히 혈압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상체운동보다 하지의 근육운동을 3대7의 비율로 많이 하는 것이 좋다. 머리가 하지보다 아래로 내려가는 운동(거꾸로 매달려 윗몸 일으키기 등)은 하지 않아야 한다.
먼저 약 10분간 스트레칭이나 관절운동, 걷기 등으로 준비운동을 하고, 본운동을 한 뒤, 다시 스트레칭이나 관절운동으로 정리운동을 한다.
60대 이상이고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10분으로 운동을 시작해 1주일에 5분씩 늘려 한달 후 한번에 20∼25분으로 늘린다. 이미 운동을 해왔거나 체력이 좋은 사람은 주당 3시간(60분씩 3번, 45분씩 4번) 운동을 할 수 있다.
먼저 운동시간을 늘려 적응한 뒤 나중에 운동강도를 높이도록 한다. 처음엔 걷기만 주당 3,4회 하다가 나중엔 걷기, 가볍게 달리기를 준비운동으로 하고, 조깅, 자전거타기 등을 본운동으로 할 수 있다.
● 고혈압환자 주의점
겨울철 아침 일찍 기온이 낮을 때는 운동하지 않는다. 낮이 되어 기온이 상승한 후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약물요법과 운동요법을 병용하면 효과가 높다고 알려져 있으나, 혈압약은 운동중의 생리적인 반응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 운동처방을 받아야 한다. 이뇨제 계통의 혈압약은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심장에 직접 작용해 혈압과 맥박을 떨어뜨리는 혈압약은 운동기준을 정하기 어렵다. 한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혈압측정을 반복해 경과를 조사해야 한다.
운동중 운동강도를 높이면 오히려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위험신호이므로 더 이상 운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일땐
60세 이상에서는 일주일에 500㎉ 정도의 운동으로도 당뇨병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사실 500㎉ 정도의 운동이라면 1주일에 20분 이내의 걷기만으로도 충분하다. 당뇨에서 운동의 이점은 칼로리를 소비하고, 인슐린에 대한 신체의 민감도를 높이며, 심혈관 위험요인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당뇨환자는 정상인과 같은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다. 운동을 처음 한다면 역시 10분간 걷기부터 시작할 수 있지만 체력이 되면 야산의 등산, 수영, 에어로빅, 윗몸 일으키기, 심지어 마라톤까지 할 수 있다. 최대 운동능력의 40∼60%에서 시작해 80%까지 높이는 유산소운동이 좋다. 또 당뇨병환자는 고혈당으로 인해 몸 속에 콜라겐이란 섬유조직이 변화되어 유연성이 떨어지고 근육도 약해져 최근엔 스트레칭과 근력운동도 중시되고 있다. 단 비만형 당뇨환자는 관절이나 뼈에 위험을 가지 않도록 웨이트 트레이닝을 삼가고, 합병증으로 중증 망막증이 있는 환자는 고혈압 환자와 마찬가지로 혈압을 높이는 운동을 해선 안 된다.
다만 당뇨병의 유형에 따라 운동처방이 달라진다. 제1형 당뇨병은 아예 인슐린 생산이 부족해 생기는 것이므로 인슐린의 관리가 중요하고, 따라서 매일 운동을 해야 한다. 대신 운동시간은 30분 정도로 가볍게 한다. 시간이 길고 강도가 높은 운동은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한다.
제2형 당뇨병은 높은 인슐린 농도, 낮은 인슐린 예민도 및 비만과 관계가 있다. 운동은 인슐린 예민도를 높이는데 그 효과가 12∼72시간정도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틀에 한번 꼴로 운동을 해도 효과가 있다. 또 체중조절이 필요한 경우가 많으므로 45∼50분간 다소 오래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시간과 빈도가 높기 때문에 운동강도는 최대 운동능력의 50∼65%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의 운동강도는 심박수를 기준으로 정하면 된다.
운동은 저혈당 효과를 촉진하기 때문에 당뇨병환자는 운동 중 저혈당 증세를 파악하면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표참조> 저혈당 증세는 운동 후 24∼48시간에 나타날 수도 있다. 표참조>
저혈당 5가지 예방법
1. 운동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혈당을 자주 측정한다.
2. 운동 전 인슐린이나 혈당강하제의 용량을 3분의 1정도 줄이고, 30분 운동시 탄수화물 섭취를 10∼15g(사탕 2,3개, 빵 반쪽)을 늘린다.
3. 인슐린 투입은 운동 중 활동하지 않는 복부 같은 곳에 한다.
4. 인슐린의 약효가 최고에 달하는 시간에는 운동하지 않는다.
5. 운동 전 또는 도중 신속하게 혈당을 높이는 사탕, 초콜릿 등을 섭취한다.
심장질환땐
운동 후 급사하는 경우 자신도 몰랐던 심장질환이 원인으로 밝혀지곤 한다. 때문에 심장병이 있는 사람들은 대개 운동을 금기사항으로 알고 있다. 물론 운동을 하면 혈류량과 혈압이 갑자기 높아지고, 이미 좁아져 있는 혈관에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심장마비 등을 초래해 사망할 우려가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운동을 꾸준히 해 심장 적응력을 높여야 한다. 평소 운동을 해 심장을 단련하면 갑작스런 혈압 상승이 억제되고, 추위와 같은 환경 변화에도 잘 적응하게 된다. 평상시든 운동 중이든 심장박동수가 낮게 유지되기 때문에 흥분하거나 활발히 움직일 때도 심장이 잘 적응하게 된다. 운동은 혈액 속 찌꺼기를 없애주며, 몸에 좋은 고밀도 콜레스테롤(HDL) 생성을 촉진해 결과적으로 협심증을 비롯한 관상동맥 질환을 예방하는 기능도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 빨리 걷기가 가장 효과적이며, 조깅, 등산, 수영, 자전거타기, 낮은 부하의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할 수 있다. 한번에 30∼40분씩 주 3∼4회 운동을 하되 강도를 일상생활의 활동 정도인 최대 심박수의 40∼65%로 낮게 유지해야 한다.
심장질환은 전혀 증상이 없을 수 있으므로 가족력이 있거나, 술 담배를 많이 하는 경우, 고지혈증 등이 있는 경우 운동을 시작하기 전 운동부하검사, 심장핵의학검사, 심장초음파 등을 통해 심장상태를 검사해 보는 것이 좋다.
진 영 수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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