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꿈이 이뤄져 영광이다."축구종가 잉글랜드의 자존심 데이비드 베컴(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드리드행은 그의 고백처럼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다. 베컴은 그러나 팀 메이트가 될 '중원의 사령관' 지네딘 지단(이적료 6,440만달러·약 773억원)에 비해 '헐값에 팔렸다'는 잉글랜드 안팎의 험담에 '자존심'이 상한 데다 원래 포지션인 오른쪽 미드필더를 '역대 2위의 몸값'인 루이스 피구가 꿰차고 있어 주전 경쟁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세계1위'공고히 한 마드리드
영국의 BBC방송은 18일(한국시각) 베컴 이적과 관련, "마드리드가 베컴마저 사들임으로써 '왕관 보석 모으기'작업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실제 마드리드는 2000년과 2001년 당시 최고 이적료 기록을 세우며 피구와 지단을 사들인 데 이어 2002년 한일월드컵 득점왕(8골) 호나우두를 영입, 초호화 군단의 위용을 과시했다. 때문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는 브라질이 아니라 마드리드라는 얘기마저 떠돈다.
실제 호나우두와 라울 투톱에 지단, 피구가 지휘하는 미드필드, '왼발의 마술사' 카를루스와 이에로로 이어지는 수비라인 등 베스트 11 전원이 월드컵 우승 후보국들의 핵심 전력이다. BBC는 이와 관련, "베컴이 지단과 호나우두에 비해 기량이 뛰어나다고 말할 순 없지만 흥행과 마케팅 면에서는 막강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며 베컴 영입의 의미를 부여했다. 팝 그룹 스파이스 걸스의 전 멤버 빅토리아와 결혼한 베컴의 닭벼슬을 비롯한 헤어스타일과 패션은 잉글랜드는 물론 전세계 이목을 끌어온 게 사실이다.
베컴은 어느 포지션에서 뛸까
지단, 피구와 함께 '세계 3대 미드필더'로 통하는 베컴마저 합류한 마드리드의 빈센트 보스케 감독은 오른쪽 미드필더와 관련, "피구는 그대로다. 문제는 베컴이 어느 자리에 서느냐에 달려 있다"며 피구를 중용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베컴은 뛰어난 선수"라면서도 "우리는 그가 어느 자리에서 뛰게 될지 기다려 봐야 한다"며 포지션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일부 언론은 마드리드가 베컴을 데려 오는 대신 포지션이 겹치는 피구를 맨체스터에 주기로 이면 계약했다고 보도했지만 양측은 모두 이를「 부인하고 있다. 베컴의 배번도 관심사다. 베컴은 맨체스터에서 7번을 달았지만 '마드리드 7번'인 라울은 "자존심상 절대 양보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16세이던 1991년 유소년팀을 시작으로 13년간 맨체스터에서 뛴 베컴은 394경기에 주로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장, 85골을 기록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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