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에 왔지만 부당한 대우와 폭력 등으로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이들을 생생히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9년간 외국인 노동자들을 상담해왔던 30대 전문 여성상담역이 그들의 삶과 근로환경을 고발한 책을 펴냈다. 경기 부천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집' 정책실장 이난주(35)씨가 1995년부터 상담활동을 하며 겪은 내용을 담은 '말해요, 찬드라'를 최근 출간했다.
'찬드라'는 93년 국내에 노동자로 입국했으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경찰에서 정신질환자로 취급받아 정신병원에서 6년4개월 동안 갇혀 살다 간신히 풀려나 고국으로 돌아간 네팔 여성의 이름이다. 고통에 찬 찬드라씨의 삶은 인권영화제의 주제로 다뤄졌으며,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한국에서의 생활을 들여다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씨는 '불법 대한민국 외국인이주노동자의 삶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단 책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내에서 겪는 차별과 애환, 절망, 고통 등을 절절히 소개했다. 이씨가 지난 6년 동안 문예지 '삶이 보이는 창'에 연재해왔던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씨는 책에서 우리 사회의 외국인에 대한 뿌리깊은 차별, 힘든 일을 시키면서도 노동법을 적용하지 않고 연수생제도만을 고집하는 정부당국과 고용주의 편견을 꼬집고 있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의 변화과정을 짚어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놀랍게도 8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면서 "우리도 한때 외국으로 간호사나 광부로 떠났던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을 이토록 침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송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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