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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석의 브로드웨이 통신]화려해진 토니상 "침체 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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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석의 브로드웨이 통신]화려해진 토니상 "침체 넘자"

입력
2003.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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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투자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최용석(33)씨가 오늘부터 격주로 '브로드웨이 통신'을 연재, 최근 국내에서도 인기 장르로 떠 오른 뮤지컬 본고장의 생생한 움직임을 전합니다. 1987년에 도미, 뉴욕에 살고 있는 최씨는 미국 패션 인스티튜트 오브 테크놀로지(FIT) 졸업 후 공연 투자 컨설턴트와 라이센스 공연 에이전트로 활동해 왔습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델라구아다' 등의 한국 공연 컨설팅을 맡기도 한 신예 공연 컨설턴트로 현재 라디오코리아 뉴욕에서 PD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8일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57회 토니상 시상식은 내용만 본다면 뮤지컬 '헤어 스프레이'를 위한 무대였다. 흥행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며 올 시즌 최고 화제작이 된 '헤어 스프레이'는 베스트 뮤지컬을 포함해 8개 부문을 휩쓰는 영광을 차지했다.

지난해 8월 브로드웨이 닐 사이몬 극장 무대에 처음 오른 뒤 경기 침체와 테러 위협, 뮤지션 파업 등으로 티켓 판매에 큰 타격을 입은 대부분의 공연과는 달리 매회 100% 가까운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는 강세를 이어왔기에 올 토니상 시상식이 '헤어스프레이'가 독무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은 무성했다.

토니상은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뮤지컬과 연극을 대상으로 700여명의 심사인단 투표로 부문별 최고를 가리는 상이지만 사실 이날 시상식에 참여한 브로드웨이 제작자들의 입장에서는 토니상은 계속되는 불경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이자 희망이었다. '라이언 킹'이나 '프로듀서스' 등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브로드웨이 공연이 손해를 면치 못하고 있고, 이미 상당수 신작은 몇 달 만에 간판을 내리는 등 수천만 달러의 제작비를 날렸기 때문이다.

이날 3시간 45분 동안 진행된 시상식은 입장료가 150∼700달러로 적지 않은 부담이었지만 제작자와 배우 등 관계자는 물론 일반 관객까지 자리를 가득 메웠다. 주최측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TV 중계를 통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사상 처음으로 식전 행사 45분을 제외한 3시간 전체를 생중계하게 하는 등 각별히 신경을 썼고, 바바라 월터스, 사라 제시카 파커 등 유명인을 시상자로 초청, 분위기 띄우기에 고심한 흔적을 엿보이게 했다.

지난해 자신의 히트곡을 음악으로 사용한 신작 '무빙 아웃'으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빌리 조엘이 브로드웨이 극장가 중심에 마련된 야외 가설무대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자신의 노래 '뉴욕 스테이트 오브 마인'을 부르는 것을 대형 스크린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된 시상식은 마치 브로드웨이의 모든 것을 보여 주려는 듯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공연의 주요 장면을 무대 위에서 라이브로 보여줘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뮤지컬 '무빙 아웃'을 시작으로 '헤어 스프레이', '라보엠', '맨 오브 라만차'(돈키호테), '나인' 등 각 부문별 수상작이 무대에 올라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무대 위에 오른 배우만 해도 200여명이었다.

공연 중인 작품들이 잇따라 무대를 수놓으며 한 사람의 관객이라도 더 불러모으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면서 화려한 무대 뒤에 가려진 살아남기 위한 안간힘이 안타깝고 겁나기까지 했다. 그러나 특정 작품이 아닌 브로드웨이 전체를 살리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런던의 웨스트엔드보다 상업성이 뛰어나다고 평가 받는 브로드웨이의 진정한 모습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브로드웨이 공연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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