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노조 사이에 낀 경찰이 조흥은행 직원 7,224명의 사직서 처리를 놓고 때 아닌 소동을 겪었다. 사태는 조흥은행 노조가 16일 태극기로 둘러싼 4개의 상자에 사직서를 담아 청와대 민원실에 접수하려다 청와대가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노조측은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 앞 길거리에 사직서를 놓고 철수했고, "경찰이 대신 청와대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그러나 관할 종로경찰서는 이 사직서를 청운파출소에 하루 보관한 뒤 17일 오전 택배로 사직서를 노조측에 돌려 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양쪽 사이에서 입장이 난처하다"며 "청와대가 받지 않을 게 뻔한데 노조에 돌려줄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노조측은 "경찰이 청와대에 대신 전달하겠다고 해놓고 약속을 파기했다"며 "내부 논의를 거쳐 다시 청와대에 사직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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