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지난 해 10월 퇴직하고 새로운 직장을 구하고 있습니다. 연로하신 부모님과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6학년인 자녀가 있어 예금이자만으로는 도저히 생활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가입한 예금을 중도해지해서라도 생활비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제가 현재 가입한 예금은 은행 정기예금(10월 만기)과 근로자우대저축(내년 3월 만기), 장기주택마련저축(2001년 가입), 개인연금신탁과 보험 등이 있습니다.
만기 앞둔 예 ·적금은 대출로 변통
은행 적금이나 예금을 중도에 해지하면 상당한 이자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가입기간에 따라서 이자가 반으로 줄어들거나 심지어는 한 푼도 못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예금이나 적금이라면 중도해지를 하는 것보다 그 예금과 적금을 담보로 대출받는 것을 우선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대출이자를 조금 부담하더라도 만기까지 유지를 해서 당초 약속한 금리를 모두 받는다면 중도해지 금리를 받는 것보다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은 자동대출납입제도나 감액완납제도 등 활용
보장성 보험은 중도에 해지하면 상당한 원금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이자는 고사하고 불입한 보험료조차 다 찾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 큰 문제는 생계가 힘들다고 덜컥 보험을 해지하면,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전혀 보장을 받지 못함으로써 경제적 어려움이 훨씬 더 커진다는 것이다. 자동대출납입제도를 이용하면 1년 동안 해약환급금 범위 안에서 대출을 받아 보험료 불입이 가능하다. 종신보험인 경우에는 감액완납제도나 연장정기보험을 선택할 수도 있다.
소득공제 상품 중도해지 금물
소득공제를 받은 근로소득자가 가입 후 일정기간 이내에 해당 저축상품을 해지하면 감면받은 세금이 추징된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가입 후 1년 이내에 중도해지를 하면 저축액의 8%(연간 60만원 한도), 5년 이내 중도해지를 하면 저축액의 4%(연간 30만원 한도)에 상당하는 금액을 토해내야 한다.
은행의 연금신탁이나 보험사의 연금보험도 중도에 해지하면 기타소득세(22%)가 부과되며, 5년 이내 중도해지를 하면 납입금액(연간 240만원 한도)의 2.2%에 이르는 해지가산세를 추가로 물어야 한다.
은퇴자는 개인연금저축부터 해지
2000년 6월 말까지 판매를 했던 개인연금신탁과 그 해 12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했던 개인연금신탁은 5년 이내 해지를 하면 중도해지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중도해지 이전에 소득공제를 받았다면 연간 7만2,000원까지 공제 받았던 세액을 추징하게 된다. 여기에 비과세 상품인 개인연금신탁과 신개인연금신탁은 중도해지를 할 경우 비과세 혜택까지 취소가 된다.
그러나 특별한 사유로 중도해지를 하면 이런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 가입한 사람이 퇴직을 했거나, 다니던 회사가 폐업을 한 경우, 그리고 3개월 이상 장기간 입원치료 또는 요양이 필요한 경우에는 중도해지를 해도 전혀 불이익이 없다. 소득공제 받았던 금액에 대해서 추징하지 않으며 이자소득에 대해서도 비과세 혜택이 유지된다.
보장성보험료 소득공제, 올해부터 100만원으로 인상
"요즈음 경기가 어려워 저축할 돈도 없는데, 무슨 보험이냐?"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역발상 전략도 필요하다. 가족 중 누가 큰 화를 입는다면, 만에 하나 가장인 내가 무슨 변을 당하기라도 한다면 '남편과 아빠 없이' 살아가야 하는 우리 가족들은 어떻게 될까.
지난해까지는 자동차보험이나 암보험과 같은 보장성 보험에 가입하면 연간 납입한 보험료 중에서 7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았지만, 올해부터는 100만원으로 인상됐다. 100만원을 소득공제 받는다면 본인의 급여수준에 따라서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40만원까지 실제 세금감면을 받는다.
서 춘 수 조흥은행 재테크팀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